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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북미 스포츠 마케팅 ‘삐걱’…멕시코축협과 소송戰

멕시코 프로축구리그 공식 스폰서십 계약 놓고 소송

현대자동차 미국 법인 사옥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미국 법인 사옥 [ⓒ현대자동차]

[디지털데일리 황대영 기자] 현대자동차 미국 법인(Hyundai Motor America, 이하 현대차)이 멕시코 프로축구리그 ‘리가 MX(Liga MX)’의 미국 내 공식 스폰서십 계약을 둘러싸고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북미 히스패닉 시장을 겨냥한 스포츠 마케팅 전략에서 차질이 예상된다.

8일(미국 현지시간) 뉴욕주(州) 남부 지방법원에 따르면 현대차는 리가 MX 방송권을 소유한 텔레비사유니비전 매니지먼트 컴퍼니(TelevisaUnivision Management Company, 이하 TU)와 멕시코축구협회(FMF)를 상대로 계약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차는 피고들이 자사의 ‘우선매칭권(Match Right)’ 조항을 무시하고 경쟁 자동차 브랜드와 일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장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1년부터 미국 내 리가 MX 프로그램 ‘토요일 축구(Sábado Futbolero)’의 프레젠팅 스폰서로 참여해왔다. 이후 지난해 4월에는 TU 및 멕시코축구협회와 자동차 부문 독점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계약에는 제3자가 미국 외 지역(특히 멕시코)에서 스폰서십을 제안할 경우 현대차가 동일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는 우선매칭권 조항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TU는 현대차에 제3자 제안이 접수됐다고 통보했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정식 계약서 체결 의사를 명확히 밝혔으나, 피고들은 현대차와의 협상을 지연시킨 뒤 결국 제3의 자동차 브랜드와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우선매칭권 행사 기회를 부당하게 박탈당했다”고 주장하며 계약 위반을 문제 삼았다.

현대자동차-리가 MX 공식 스폰서십 계약서 중 일부 [ⓒ뉴욕 남부 지방법원]
현대자동차-리가 MX 공식 스폰서십 계약서 중 일부 [ⓒ뉴욕 남부 지방법원]

현대차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계약 위반을 넘어 회사의 중장기 시장 전략에 중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히스패닉 인구를 겨냥한 마케팅 확대를 위해 리가 MX와 협력은 핵심적인 수단이었으며, 2026년 북미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를 통한 브랜드 노출 강화가 필수적이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이번 스폰서십 분쟁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에서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다고 주장하며, 이에 따른 회복 불가능한 손해를 인정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현대차는 ▲현대차의 우선매칭권 행사 강제 ▲제3자 브랜드와의 계약 이행 금지 명령 ▲손해배상 및 소송 비용 지급 등을 청구했다. 또한 법원에 신속한 가처분 명령을 요청, 제3자와의 계약 진행을 즉각 중단시킬 것을 요구했다.

한편 리가 MX는 미국 내 히스패닉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절대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프로축구 리그다. 미국 스포츠 채널 유니비전이 중계하는 리가 MX 경기는 미식축구리그(NFL), 미국프로농구(NBA) 다음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현대차는 이러한 리가 MX의 영향력을 활용해 히스패닉 소비자층을 겨냥한 브랜드 강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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