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회장·대표·COO 등 '주요 의사결정권자 외국인'이란 점에 시장 주목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 '외국인 투자' 해당하나… 최대 쟁점
-'사모펀드 천국' 미국 연방규정집, '외국인이 통제하는 회사는 외국인'으로 간주
[디지털데일리 최천욱기자]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추진중인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가 '외국인 투자'에 해당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사모펀드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에선 '외국인'의 규정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을까. 이와관련 업계 일각에선 MBK파트너스는 국내법인으로 등록돼있지만 '외국인'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5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가 산업기술보호법과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외국인 투자'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민감한 쟁점이 되고 있다.
두 법 시행령은 외국인과 외국인이 지배하는 회사가 합산하여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을 인수하려는 행위를 '외국인 투자'로 판단하고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기때문이다. MBK의 고려아연 M&A가 정부로부터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회장과 대표 등기임원,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이 모두 외국인이다. 또 의사결정기구인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유일하게 비토권(거부권)을 가진 인원 또한 외국인이며 전체 주주의 33% 이상이 외국인이다.
또한 고려아연 인수자금을 대는 펀드 6호의 80% 이상이 외국계 자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 행위를 '외국인 투자'로 볼 수 있다는 견해가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사모펀드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경우, 정부 규정이 오히려 국내보다 명확한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이 지배하는 법인은 외국인'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실질적인 거버넌스(지배구조)를 중시하는 것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연방규정집 'CFR(Code of Federal Regulations)'에 따르면, 외국인을 정의한 조항 '800.224'에 따르면 '외국인에 의해 통제되거나 통제될 수 있는 모든 단체(Any entity over which control is exercised or exercisable by a foreign national, foreign government, or foreign entity')는 외국인이다.
CFR은 '통제(Control)'에 대해 법인이 유·무형자산 양도, 주요 투자와 사업 방향, 중요한 계약의 체결과 해지, 임원과 고위 관리자의 선임 등을 결정할 때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영향을 주는 권한이라고 설명한다. 즉 법인을 통제하는 사람이 실질적으로 외국인이라면, 해당 법인을 외국인으로 간주한다는 해석이다.
IB업계는 과거 매그나칩 반도체의 모회사인 미국 본사를 중국계 자본이 인수하려고 했으나 미국 현지 당국이 외국인 투자 승인을 내주지 않아 무산된 적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국가안보와 경제에 영향을 주는 M&A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것이다.
즉 미국의 CFR을 MBK파트너스에 적용하면 외국인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IB업계의 견해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창업자이자 외국인인 김병주 회장이 투심위에서 유일하게 거부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고, 거부권은 투심위의 3분의 2가 찬성한 사안도 막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권한으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에서 고려아연 적대적 M&A를 사실상 김 회장의 지배적인 영향력 하에 결정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인 부재훈 부회장은 공동 대표 등기임원 중 한 명이며, 외국인인 민병석 파트너가 최고운영책임자로 조직 운영 전반을 지휘한다.
'외국인'이 주요 의사결정과 이행을 주도하는 MBK파트너스의 특징, 그리고 미국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때 우리 정부가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흐름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인지 주목된다.
법조계에선 만약 정부가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산업의 해외유출을 통제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할 경우 관련 법 조항을 포괄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있다고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한국법인이더라도 '외국인이 지배하는 회사'라는 견해에 대해 정부가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지가 현재로선 고려아연 M&A에 있어 최대 쟁점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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