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10월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가 전월 대비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내려갔음에도 도리어 대출 금리가 상승추세에 있는 것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잔액을 관리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0월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4.55%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4.23% 대비 0.32%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상승폭은 2022년 9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4.05%로 집계돼 전월 3.74%와 견줘 0.31%p 상승했다.
고정형 주담대는 3.72%에서 4.04%로 0.32%p 올랐으며, 변동형 주담대 또한 4.08%에서 4.14%로 0.06%p 가량 금리가 상승했다.
지난 10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내렸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내리면 통상 대출금리도 내린다"며 "다만, 당국이 은행들에 대출잔액을 관리할 것을 당부한 만큼, 당분간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올림으로써 불어나는 가계부채를 제어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담대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등이 이미 8월에 큰 폭으로 하락됐다"며 "기준금리 인하는 이미 선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뜻이다.
한편, 수신금리는 내려가고 있어 은행들이 이자장사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예금은행의 10월 기준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3.37%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3.4%보다 0.03%p 하락한 수치다.
이에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3%p로 전월보다 0.08%p 가량 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예대금리차가 늘어나면서 은행이 이자장사 논란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영업현장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수신금리의 경우 금융채 등의 영향을 받는데 최근 여러 지표들이 하락하고 있어 예금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자장사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할 생각은 없으나 은행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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