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가 부진한 해외법인의 실적을 뚫고 재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카드의 캄보디아·인도네시아·태국 등 해외법인 총 순이익이 급감하고 있다. 올 상반기 국민카드 해외법인은 26억74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255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던 해외법인 실적은 지난해 약 250억원가량이 빠지고 올해엔 결국 적자전환으로 치닫게 됐다.
국민카드의 추락하고 있는 해외법인 실적은 해당 국가들의 금융 환경이 녹록치 않은 영향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남아 경기 침체는 물론 코로나19 기간 진출국들의 정부 주도로 진행된 '채무조정 자산 상환 유예 프로그램'이 종료되면서 신용 리스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민카드의 이 같은 해외법인 실적은 비슷한 환경에 처한 다른 카드사의 해외법인과 비교해서도 부진하다는 점에서 뼈아픈 대목이다.
특히 경쟁사인 신한카드와의 실적이 대비된다.
신한카드의 올 상반기 해외법인의 순익은 64억4100만원이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민카드와 크게 대조적이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격차도 눈에 띈다. 신한카드의 인도네시아법인 '신한인도파이낸스'의 올 상반기 39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2020년 1억원에 불과하던 순익은 2022년 63억원, 지난해 56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반면 국민카드의 인도네시아법인 'KB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의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22년 121억원을 기록하던 순익은 지난해 19억원으로 쪼그라들고 올해에는 1억원의 적자까지 나타냈다.
◆해외법인 전략 미스?… 이창권, 책임론에 연임도 불투명
국민카드의 이처럼 부진한 해외실적은 이창권 대표의 연임 여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취임 이래 활발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해 온 이 대표는 최근 크게 부진한 해외법인 실적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2022년 초 설립한 글로벌사업본부를 지난해 그룹으로 높이고 해외사업에 더욱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해 신년사에선 "외부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를 예의주시하면서 비즈니스 다각화로 진출 지역의 안정적 성장을 이루고 신규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사업 1위의 지위를 확고히 해 나갈 것"을 천명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KB금융의 주요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구 부코핀은행)도 실적 부진 등 전반적으로 해외 파트에서 악재가 두드러져 보인다. 지난 10월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KB뱅크에 대한 정치권의 질타가 적지 않았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KB뱅크의 경우, 국민은행이 현재까지 3조1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약 1조5000억원의 손실을 나타내며 총체적 부실 운영에 대한 정치권·금융당국의 지적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취임 1주년을 맞이하며 본격적인 색깔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계열사 인사 전략에 있어서도, 입방아에 오르는 해외실적 부진은 마냥 간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이창권 대표는 카드업계 CEO 관행인 '2+1년' 임기제를 채운 상황으로, 재연임 여부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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