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탑다운뷰 슈팅 게임 중 이런 식으로 게임을 푼 사례를 찾지 못했다. 여타 FPS(1인칭 슈팅) 게임 못지 않게 쏘는 즐거움과 조준 실력을 과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크래프톤 펍지 스튜디오 ‘아크 팀’을 이끄는 양승명 PD는 28일 오후 서초 크래프톤 오피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개발 중인 신작 ‘프로젝트아크’를 이같이 소개했다.
프로젝트아크는 펍지 스튜디오 내 소규모 인력으로 구성된 아크 팀이 개발 중인 탑다운(위에서 내려다보는)뷰 밀리터리 슈팅 전술 PC 게임이다. 내년 스팀에서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11월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서 최초로 선을 보인다.
양 PD는 “사내 테스트 결과 반응이 좋았다. 게이머들도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개발 초기 단계지만 이른 타이밍에 지스타에 선보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탑다운뷰 슈팅 게임은 다소 마이너한 장르다. 그는 “처음부터 탑뷰 슈팅 게임을 만들 생각은 없었다. 과거 넥슨에서 ‘듀랑고’를 만들 때 탑뷰를 활용했는데 PUBG 같은 느낌의 건플레이 액션을 탑뷰로 만들면 재밌을 것 같아서 기획하게 됐고, 개발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펍지의 건플레이에서 나무 뒤에 엎드려 수류탄이 날아오지 말기를 기다리며 벌벌 떠는 포인트를 좋아한다. 엄폐물 뒤에 숨었을 때의 재미와 긴장감 등을 탑다운 뷰로 어떻게 표현할지 적절한 지점을 찾은 결과물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탑뷰를 통해 허들은 낮추면서 전략성은 두드러졌다고 생각한다. 기존 FPS 유저 뿐만 아니라 ‘리그오브레전드(LoL)’와 같은 전략 게임 유저들도 두루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더 넓은 이용자층에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한편 프로젝트아크 곳곳에는 PUBG의 흔적이 적잖이 묻어있다. PUBG에서 우승했다는 설정의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하고 AWM, MP5K, P90, Mk14 등 PUBG에서 볼 수 있는 무기들도 주무기로 만나볼 수 있다. 향후 컬래버레이션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프로젝트아크는 기존 탑다운뷰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현실적인 슈팅 메커니즘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총알이 3D 공간에서 날아가는 구조라 타깃의 높이, 겨냥 부위 등을 고려해 사격 각도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상대 머리를 겨냥한 ‘헤드샷’도 가능하단 의미다.
탑다운뷰 게임의 묘미 중 하나인 시야 플레이 재미도 잘 녹아있다. 부채꼴 모양 시야를 통해 캐릭터가 볼 수 있는 영역과 볼 수 없는 영역이 명확히 구분돼 좁은 시야각을 활용하거나 사각지대를 고려한 전술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팀원 전체의 시야와 CCTV 및 카메라 드론 시야도 실시간으로 공유돼, 언어적 소통 없이도 손쉬운 협력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팀킬’도 가능하도록 해 전략적 위치 선정의 중요성도 부각했다. 고의로 게임을 망치는 유저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현실적인 전술 재미를 위해선 꼭 필요한 시스템이었다는 설명이다.
양 PD는 “팀킬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 뒤엔 아군 사격을 피하는 게 어렵진 않다. 고의적인 트롤링 같은 경우는 안티치트 등을 도입해 최대한 보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시연 버전에선 ‘달리기’ 기능이 구현되지 않았다. 양 PD는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은 부분”이라면서 “이동이 시원시원하면 게임이 재미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맞지만 속도가 빠를 수록 조준 등 밸런스를 잡기 힘들어진다고 판단했다. 달리기 이후 조준이 흐트러지는 부분 등을 고민 생각 중인데, 개발 초기니 얼마든지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 시점 프로젝트아크에는 2개의 모드가 존재한다. 특정 킬수를 충족하면 승리하는 ‘데스매치’와 공격팀과 수비팀으로 나눠 벌이는 ‘5:5 폭파미션’이다.
이중 프로젝트아크의 온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모드는 후자다. 각 팀은 저마다 보유한 주무기와 가젯이 다른 8종의 캐릭터를 적절히 조합해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공격 팀은 바리케이트를 부수거나, 투척 무기를 던지면서 방어 팀이 구축한 진지를 돌파해야 한다. 방어팀은 제한된 시간 내 폭탄 설치를 막거나 적을 전부 제거하면 승리한다.
양 PD는 “가젯 등을 전술에 따라 교체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다양하게 전략적으로 접근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맵을 다양하게 추가하거나, 캐릭터를 꾸준히 추가하는 방식으로 전술을 다양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략적인 확장 여지가 크고, 직관성이 높은 탑다운뷰 특성을 활용해 이스포츠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 양 PD는 “우리 게임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 자연스레 유저 사이에서 이스포츠 수요나 열망이 생길 것 같다. 앞으로 잘 돼서 ‘PGS’와 같이 많은 상금이 걸린 대회가 열리면 좋겠다”고 밝혔다.
향후 컨트롤러 조작 도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양 PD는 “내부에서 테스트를 했을 때 컨트롤러로도 충분히 조작이 가능하단 판단이 섰다. 출시 시점에선 키보드와 마우스 위주의 조작을 지원하고, 이것이 안정화되면 차차 도입할 계획이다”라고 귀띔했다.
끝으로 양 PD는 “당연히 이 게임이 크게 성공하면 좋겠지만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서 개발하겠다”고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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