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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C 장비시장, 외산기업 독무대…“정부, 장비현황 조차 파악 못해”

배터리 시장 국산장비 비중, 5년새 '53%→44%'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최근 국내 데이터센터(IDC)의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여기에 들어가는 장비는 여전히 외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이훈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요청해 공개한 ‘국내 데이터센터 주요 장비 및 핵심 부품 현황’에 따르면 IDC 운영에 중요한 전력 공급 장비에서 국내 장비 사용 비중은 ▲변압기 48% ▲무정전전원장치(UPS) 8% ▲수냉식냉동기 40% ▲배터리44% 등으로 50%에 못 미쳤다.

최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민간 IDC 매출액(시장규모)은 2018년 2.42조원에서 2022년 3.9조원으로 성장했으며, 앞으로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과기정통부 조사 기준 이미 설립된 민간 IDC는 85곳이었으며, 최근 3년 내 건립될 IDC는 30여곳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작 관련 장비 시장은 외산 기업의 독무대로, 향후 국내 기업의 해외 장비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IDC는 크게 IT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IT시설,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공급 장비 등의 ▲기반시설, 전력 공급상황 및 보안·방제 관리를 위한 ▲운영시설로 구분되는데, 주요시설인 기반시설의 경우 해외 장비 의존도가 특히 높았다.

지난해 정부가 파악한 기반시설에서 국산장비 활용 비중은 ▲변압기 48% ▲무정전전원장치(UPS) 8% ▲수냉식냉동기 40% ▲배터리 44% ▲공조기 41% ▲실내기(항온항습기 등) 72% ▲냉각탑 94% 등으로 대부분 장비에서 국산 기업 점유율이 절반을 넘지 못했다.

2018년 자료와 비교하면 기반시설의 해외장비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산장비 활용 비중은 ▲항온항습기 64.4% ▲무정전원장치(UPS) 24.4% ▲배터리 53.5% ▲비상발전기 16.7% ▲수변전설비 51.1% ▲내진면전설비 14.4%이었다.

특히, 배터리의 경우 국산장비 활용 비중은 2018년 53.5%에서 2023년 44%로 5년새 급격히 줄었다. IDC 건설비용에서 전력·전기시스템 비용이 큰 것을 감안하면, 가격 변동 등에 따른 서비스 지속 가능성을 위협받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IDC 건설비용은 ▲토지 20% ▲건설비용 20% ▲MEP(전력/전기시스템) 44%, ▲HVAC 쿨링시스템 16%로 구성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분야에서만큼은 부품 수급의 원활성을 도모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정부 역시 국산장비 활용도를 높이고자 내년부터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 산업발전 지원’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인공지능(AI)·디지털혁신 분야 사업 중 하나로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 산업발전 지원’을 위한 총 95억원 예산을 신규 편성했다. 이 사업은 국내 데이터센터 내 장비 국산화 실증 및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이훈기 의원은 "향후 3년동안 데이터센터 30개가 추가 건립되는 등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과기부는 데이터센터 핵심 부품의 수입 의존도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클라우드나 AI 등 미래산업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자장치나 반도체 등 데이터센터의 핵심 부품의 수입 의존도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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