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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성 드러난 농협 조직내 IT불균형… 농축협·NH농협은행, 보이스피싱 IT대응 격차가 피해 규모와 직결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 정읍‧고창)이 지난 12일 공개한 '최근 3년간 농협 조직의 보이스피싱 피해 자료'를 살펴보면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농축협과 NH농협은행의 보이스피싱 피해건수와 피해규모가 불과 2년 사이에 확연하게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표참조>

참고로, 일반인들에게는 다 같은 농협금융 점포로 인식되지만 농협조직내에서 농축협은 '농협상호금융'소속이며 조합형 금융기관이다. 반면 농협은행은 NH농협금융지주사의 자회사로 은행 고유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두 기관의 조직 지휘체계가 다르고, IT인프라 대응도 독립적으로 진행한다.

먼저, 2021년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을 보면 농축협(385억원)과 농협은행(330억원)이 서로 엇비슷했다. 아울러 피해건수도 농축협(2623건)과 농협은행(2542건)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다 2022년에는 이 격차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한다. 2022년 보이스피싱 피해금융액은 농축협(330억원)과 농협은행(268억원)으로 약 62억원의 격차가 생겼다. 피해건수도 농축협(2683건)과 농협은행(2187건)으로 농축협에 비해 농협은행의 피해건수가 2021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다.

2023년으로 넘어오면서 두 조직간 격차는 더 심하게 벌어진다.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에 있어 농축협(671억원)과 농협은행(205억원)으로 그 격차가 세배이상 크게 벌어졌고, 피해건수도 농축협(2699)과 농협은행(1590건)으로, 1000건 이상 격차가 났다.

이는 불과 2년새, 농축협의 보이스피싱 대응 능력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으며, 상대적으로 농협은행은 개선 효과가 분명했음을 의미한다.

이 수치에서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은 시사하는바가 크다.

무엇보다 보이스피싱 범죄의 수준이 최근 2~3년전과 비교했을 때도 계속 진화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특별히 IT인프라 강화 등 대응을하지 못한 농축협의 경우 피해가 더 늘어나고 있고, 반면 농협은행은 피해를 줄였다는 것이다.

단순히 홍보물을 제작하거나 보이스피싱 대응 요령 및 예방 교육만으론 결코 보이스피싱 피해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료를 낸 윤준병 의원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농협에 질의한 결과) 보이스피싱 대응 예산과 관련해선 농축협에서 별도의 예산을 공개하지 않았고, 농협은행은 36억3320만원이라고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농협은행이 보이스피싱에 투자했다고 밝힌 36억원에는 보이스피싱 모니터링시스템 개선 등 관제센터 구축 20억원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농축협과 농협은행간의 보이스피싱 피해건수와 금액 격차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IT인프라 투자 효과때문인지 직접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는 더 분석을 해봐야겠지만 현재로선 그 이외의 이유를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농협조직 내부의 사업부문별 IT격차가 이처럼 심각하게 벌어져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무엇보다 농축협과 농협은행 두 조직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게 보이스피싱 피해는 농협금융 전체의 평판 하락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의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 및 감소폭은 고무적이지만 넓게봤을때 농협 공통의 현안이라는 문제의식이 더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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