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SK하이닉스가 내일 25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사상 분기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이어지면서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5일 2분기 오전 2분기 확정실적을 발표를 앞두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6조1886억원, 영업이익 5조192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이어 전분기 대비로도 79.9%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이러한 예상 매출을 달성할 경우 2022년 2분기에 기록한 13조8110억원을 넘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게 된다. 일부 증권가는 영업이익 6조원 이상의 깜짝 실적도 거론하고 있어, 2018년 2분기 기록한 영업이익 5조5739억원에 근접할 가능서이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치가 높아진 이유는 AI 열풍에 따른 HBM 매출 확대 덕분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이 시장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에 HBM3를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올해 HBM3E 8단을 공급하면서 관련 비중을 높여왔다.
또 2분기부터는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말부터 양산하기 시작한 HBM3E 8단 제품에 대한 매출이 반영될 전망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아직 HBM3E 퀄 테스트를 받는 중이며, 승인을 획득한 마이크론의 HBM3E 생산능력이 높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가 대부분을 전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8일 실적을 발표한 TSMC가 고성능컴퓨팅(HPC) 부문 매출 비중이 늘어난 점도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TSMC는 엔비디아의 AI용 GPU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SK하이닉스의 HBM 탑재량도 더불어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HBM을 위시한 D램과 더불어 낸드플래시 업황이 반등한 점 역시 기대를 받고 있는 대목이다. AI 데이터센터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자체 제품과 자회사 솔리다임의 낸드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쿼드러플레벨셀(QLC)을 비롯한 고용량 제품의 가격이 상승한 점도 매출, 이익 확대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도 올해 2분기 낸드 가격이 15~20% 오른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HBM 호조에 따라 SK하이닉스의 하반기와 내년 실적도 긍정적인 전망이 유지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제품으로 출시한 AI GPU '블랙웰'이 당초 계획보다 주문량을 25% 확대하면서 이에 탑재될 메모리 수량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블랙웰 기반 B100에는 D램이 8단으로 적층된 HBM3E 8개가 탑재되며,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블랙웰 울트라 'B300'에는 HBM3E 12단 제품이 탑재될 전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SK하이닉스의 HBM) 출하량은 전분기 기저와 HBM 3E 8단 공급 개시로 경쟁업체들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반기에도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HBM 3E 8단 물량 본격화 및 12단 공급 개시로 SK하이닉스의 D램 가격은 상향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먼저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상세한 부문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HBM, 범용 D램, 낸드 반등에 따라 올해 2분기 6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24일에는 로이터통신 등을 통해 HBM3에 대한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가 승인됐다는 보도가 나오며 관련 매출 확대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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