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최근 라인야후가 소프트뱅크의 ‘페이페이’와 중복 사업 일원화를 위해 일본 내 ‘라인페이’ 서비스를 10년 만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야당 정부가 ‘라인 사태’에 적극 나설 것을 지속 외치는 가운데 “네이버 지우기가 본격화됐다”라는 우려와 “일본 사업 전략 상 예정된 순서로, 글로벌 사업 향방에 주목해야 한다”라는 업계 시각이 공존한다.
15일 국회와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5·26 한일 정상회담에서 라인 사태에 대해 ‘한일관계와 별개사안’이라고 말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굴종 외교 청구서가 결국 라인 강탈로 날아왔다”라고 말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은 우리 기업을 넋 놓고 빼앗기지 않도록 정부를 압박하겠다”며 “국회 차원에서 라인 강탈 야욕 규탄과 우리 정부의 실효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결의안과 현안 보고 등을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라인야후는 지난 13일 일본에서 모바일 송금·결제 서비스인 라인페이를 2025년 4월 30일까지 차례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단, 라인페이의 주력 시장인 태국과 대만에서 계속 서비스될 예정이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함께 라인야후 공동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페이페이로 기존 라인페이를 통합할 방침이다. 라인페이와 페이페이 서비스가 중복되기에 사업 양도는 하지 않고 잔고 이행만 진행하겠다는 게 라인야후 측 설명이다.
라인페이는 지난 2014년 네이버가 당시 자회사 라인을 통해 출시한 서비스로, 라인 메신저 내 QR코드를 활용한 온오프라인 간편 결제 서비스와 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달 기준 이용자는 약 4400만 명이다.
라인야후는 라인페이 종료 결정에 대해 “그룹 내 시너지를 확대하고자 중복 사업 영역을 일원화하는 등 금융영역에 있어 경영 자원의 선택과 집중을 진행해 왔다”며 “최적의 경영 자원 배분 등을 검토한 결과 일본 내의 송금·결제 서비스 영역은 페이페이로 일원화해 라인페이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실제 라인 사태와 별개로 일본 내 라인페이와 페이페이의 통합은 예정된 절차였다는 진단도 있다. 이지평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는 “일본 이용자 규모로는 페이페이가 라인페이를 앞서고 있다”며 “같은 회사로서 시너지를 내고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 통합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 등 동남아 지역에서는 라인페이가 그대로 서비스되는 만큼, 일본을 제외한 해외 사업에서 네이버의 주도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합작해 내놓은 페이페이는 라인페이보다 늦은 지난 2018년 출시됐지만, 일본의 간편 결제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이용자 수도 라인페이보다 많은 6400만여 명에 달한다.
일본 간편 결제 시장에서 선두 다툼을 벌였던 라인페이와 페이페이 간 관계는 지난 2021년부터 달라졌다. 당시 소프트뱅크의 야후와 네이버 라인이 경영통합을 결정하면서 라인페이와 페이페이 서비스 중복 문제가 제기된 것.
양사는 지난 2021년 페이페이 가맹점에서 라인페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동하는 등 서비스 통합을 추진해 왔다. 소프트뱅크는 같은 해 주주총회에서 “2022년 4월을 목표로 라인의 일본 내 QR 및 바코드 결제를 페이페이에 통합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라인야후는 오는 1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총은 라인 사태 관련 일본 총무성의 2차 행정지도 보고서 제출 기한인 7월1일에 앞서 열리는 만큼, 이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언급될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라인 사태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메신저 라인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보안 사고에 대한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로 촉발됐다. 이 행정지도는 ▲라인야후 보안 시스템 개선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보유한 라인야후 지주사(A홀딩스) 지분 중 네이버 지분을 줄이라는 ‘자본구조 재검토’를 골자로 한다.
라인 운영사 라인야후는 오는 2026년까지 네이버클라우드와의 시스템 분리를 추진하는 한편, 네이버는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협의 중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본이 인공지능(AI)에 집중하려면 반드시 플랫폼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라인 사태를) 한일 간 문제가 아니라고 정리했기에 일본은 네이버에 직접적인 자본구조 변경 요구를 제외한 나머지 움직임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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