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가 김영섭 대표체제를 시작한다. 30일 오전 KT 2차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대다수 주주들의 지지가 쏟아진 가운데 김영섭 대표 선임 안건이 무난히 의결됐다. 일부 강성 주주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이날 임시 주총이 열린 KT연구개발센터 앞은 입장 시간인 오전 8시부터 대기하는 주주들이 있었지만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KT 내 소수노조인 KT새노조만이 주총장 앞에서 현수막 시위를 벌였다. 이들 또한 신임 대표의 합리적 인사 및 노무관리를 요구했을 뿐 김 대표 선임 자체에 대해서는 특별히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김영섭 대표는 주총 시작 시간인 9시 약 2분 전 주총장에 등장해 착석했다. 이어 박종욱 대표 직무대행이 9시에 맞춰 주총 개회를 선언하고 “오늘 임시주총을 통해 신임 대표 선임과 사내이사 선임으로 완전한 거버넌스 체계가 완성된다. 앞으로도 주주들의 변함 없는 기대와 응원을 부탁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시작과 거의 동시에 일부 강성 주주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키웠다. 이들 가운데 한 주주는 “김영섭 후보는 LG CNS에서 올 3월 해임된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그런 사람이 국민기업 KT에 와서 대표가 되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경영하겠다는 말도 없었다. 이것 자체가 낙하산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지난 10개월간 경영공백 속에서도 KT는 직원들의 노력으로 괄목할 성과를 이뤘는데, 언론에서는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얘기만 나온다”며 우려했다.
발언권을 얻은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지금껏 드러난 경영진의 편법, 탈법, 불법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그리고 KT의 소통 부족과 현장 불신으로 이어진 노무관리 문제를 어떻게 바로잡을 건지 말해달라”며 김 대표에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주주들은 그러나 김 대표 선임 안건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발언권을 얻은 한 개인 주주는 “김영섭 후보의 경력이나 추천 사유를 보니 통신업을 잘 알고 ICT 경험도 풍부해 최적의 후보인 것 같다”며 “오늘 이 자리가 지배구조 이슈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대표 체제 아래 성장에 집중할 시작점 되길 바란다”고 지지를 보냈다.
또 다른 주주는 “김 후보는 CFO(최고재무책임자)부터 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재무와 사업 영역에서 두루 역량을 갖췄다. 특히 LG CNS 대표로서 영업이익의 큰폭 성장도 이뤘다”며 “대표로 선임되면 주주환원 정책도 신경써서 저평가된 KT 주가를 끌어올려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주주들의 의견을 모은 박종욱 직무대행은 박수로 찬성을 이끌어내며 대표 선임 안건의 원안 승인을 선언했다. 이어 서창석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비롯해 경영계약서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등의 안건도 줄줄이 통과됐다. 주총은 시작 22분 만에 끝이 났다. 사실상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KT의 경영공백을 매듭짓고 새로운 김영섭 대표체제가 공식화된 순간이다.
김영섭 신임 대표는 “비상경영 상황에서도 맡은 바 소임을 다해준 KT 임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대표이사로서 KT그룹이 대한민국 최고수준 인프라와 기술력, 사업역량을 통해 지속가능성장을 달성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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