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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허문 커머스] 버티컬 인기에 종합몰도 변신, 성장동력 확보 경쟁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오늘날 MZ세대는 ‘에이블리’에서 옷을 사고 ‘올리브영’에서 화장품을, 인테리어·생활용품은 ‘오늘의집’에서 산다.”

최근 젊은층 사용자들이 온라인 쇼핑앱을 이용하는 현황을 요약하면 이런 문장을 들 수 있다. 특정 관심사를 가진 고객층을 공략하는 ‘버티컬 플랫폼’은 MZ세대 소비 트렌드를 한눈에 알 수 있음은 물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채널이다.

버티컬 커머스(전문몰)은 패션·명품·인테리어·식품 등 특정 카테고리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의미한다. 이커머스 시장은 2~3년 전만 해도 쿠팡·SSG닷컴·11번가 등 다양성을 무기로 한 종합몰과 무신사·컬리·오늘의집 등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든 버티컬로 양분되는 모습이었다.

코로나19 시기 이커머스 전반이 급격하게 성장했지만 이중 버티컬 플랫폼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지난해 기준 무신사는 거래액 3조 시대를 열었고, 컬리 거래액은 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무신사와 컬리 매출은 1년 만에 53.5%, 30.5% 성장했다. 매년 큰 폭으로 외형 확장을 이루며 특정 분야에서 선두주자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전문몰 거래액은 74조1377억원(추정)으로 전년보다 1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종합몰 거래액은 132조3539억원으로 전년대비 6.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전문몰 성장세가 2배 이상 높다.

이는 온라인 쇼핑 앱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소비 방식도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버티컬 쇼핑앱은 특정 카테고리만 취급해 전문성이 있고 그만큼 많은 소비자 리뷰들이 쌓여있다는 게 특징이다. 즉 이제 이커머스 업계에선 단순히 다양한 상품을 보유한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될 수 없다. 카테고리마다 전문성에 기반한 상품 추천, 이용자간 정보 교류의 장이 돼야만 한다.

한국인이 많이 쓰는 쇼핑앱 중 연령별 비중 [사진=와이즈앱]
한국인이 많이 쓰는 쇼핑앱 중 연령별 비중 [사진=와이즈앱]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즐겨쓰는 쇼핑앱 순위에 버티컬 앱 비중이 높다는 통계는 기존 종합몰 플랫폼들에 변화 필요성을 심어준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11번가·G마켓·위메프·티몬 등 종합몰에선 40대 비중이 28~42.5% 정도로 가장 높고, 에이블리·무신사·올리브영 등 전문몰은 20대 비중이 30~50.8%로 가장 높다.

신규 고객을 유입하고 지속적으로 플랫폼이 성장하기 위해선 1020세대 ‘잠재고객’을 충성고객으로 확보해야 한다. 지속성장을 위해선 종합몰도 상품 전문성을 키운 ‘버티컬화’가 불가피해졌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기존 스마트스토어 외에 패션타운, 네이버 장보기, 네이버 미스터(남성패션), 네이버펫(반려동물) 등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장보기는 이마트와 홈플러스, GS프레시몰 등과 제휴해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전통시장과 슈퍼마켓과 협업으로 즉시배송도 가능하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패션 전문 버티컬 서비스 패션타운은 백화점·아울렛 상품뿐 아니라 디자이너 제품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다양한 상품에 패션 전문 검색과 개인화 추천을 적용해 이용자 취향에 맞는 스타일을 추천한다. 패션타운 내 디자이너와 브랜드들만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소통 공간을 마련해 구매전환율도 높였다는 설명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패션타운은 출시 5개월 만에 월 방문자 수(MAU)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네이버 패션 전문 버티컬 서비스 '패션타운' [사진=패션타운 페이지 갈무리]
네이버 패션 전문 버티컬 서비스 '패션타운' [사진=패션타운 페이지 갈무리]

11번가와 SSG닷컴, 롯데온도 각 카테고리에 맞는 전문관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반복구매가 일어나는 신선식품과 수요 높은 명품·뷰티 카테고리가 중심이다. 11번가는 연초부터 신선식품과 명품, 중고·리퍼 등 연이어 신규 버티컬 서비스를 출시했다. 카테고리별 구매 회원수와 인지도가 높아지며 1분기 MAU는 전년대비 60만명 증가한 933만명을 기록했다.

롯데온은 지난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전환을 발표하며 뷰티, 명품, 패션 전문관을 차례로 선보였다. 지난달엔 네 번째 전문관으로 ‘온앤더키즈’를 개설, 프리미엄 키즈 시장 공략에더 나섰다. 장보기로 입지를 강화한 SSG닷컴도 명품·패션 전문관을 만들어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를 늘리고 있다.

물론 버티컬 플랫폼 사이에서도 영역 확장의 변화는 있다. 여성 의류를 주로 판매하던 에이블리나 지그재그가 뷰티·라이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한 것. 무신사 역시 뷰티와 리빙, 디지털 기기 등을 판매하고, 컬리는 신선식품과 별개로 화장품을 판매하는 ‘뷰티컬리’를 시작했다.

버티컬 플랫폼 입장에서도 종합몰과 동일하게 신규 고객을 지속 유입하기 위해선 영역 확장이 불가피한 것이다. 다만 이들은 기존 ‘킬러 카테고리’와 연관성 없는 무분별한 확장은 지양하고, 강점을 갖고 있는 카테고리와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뷰티·패션·명품 분야 버티컬 서비스들이 계속 등장하는 건 단순히 객단가가 높아서라기보단 그만큼 높은 수요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10대까지 포함해 고객들이 ‘버티컬’에 반응하기 때문에 종합몰들도 살아남기 위해선 이 분야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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