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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영석 나임네트웍스 대표 “현대화된 데이터센터, 전문 설계 능력 필수”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휠체어를 타는 고객이 머무르는 집을 짓는다면 계단 대신 경사로를 둬야 하는 것처럼, 고객의 특성, 상황에 따라 시스템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처럼 여러 벤더의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아키텍트 역량이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서영석 나임네트웍스 대표)

나임네트웍스는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 Defined)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현대화된 데이터센터 구현을 위한 핵심 열쇠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현을 위한 설계 및 컨설팅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 흐름에 힘입어 차근차근 성과를 내고 있다.

서영석 대표는 “나임네트웍스가 내세우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객 상황에 맞게 설계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특장점이다. 타 벤더의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마진을 남기는, 그런 영업에서 벗어나 진짜 기술로 승부하는 기업으로 시장에 각인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영석 나임네트웍스 대표
서영석 나임네트웍스 대표

◆SDN에서 SDDC, 프라이빗 클라우드까지

나임네트웍스가 설립된 것은 2013년이다. 사이버보안 기업인 파이오링크의 투자를 받아 설립됐다. 서영석 대표는 글로벌 기업인 HP에서 데이터센터 컨설턴트 업무를 수행하던 무렵 클라우드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게 됐고, 류기훈 전 대표와 함께 회사를 공동 창업했다.

현재 나임네트웍스의 주력 사업은 SDDC다. 네트워크를 비롯해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인프라 전반을 소프트웨어(SW)로 통제한다는 개념이다. 가상화와도 같은 맥락으로, 현대화된 데이터센터를 위한 필수 기술로 꼽힌다.

나임네트웍스가 사업 초창기부터 SDDC에 주력한 것은 아니다.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기술에 주력하던 것에서 SDDC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서 대표는 “클라우드의 활성화로 지금은 서버끼리, 데이터센터끼리 연결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기존의 환경에서는 같은 데이터센터 내에 있음에도 각 자원간 통신이 안 됐다. 그것을 해결한 것이 SDN 기술이다. 데이터센터 내에 하나의 큰 고속도로를 만들었고, 네트워크 문제 해결을 기점으로 데이터센터 전반에 소프트웨어 정의 기술이 도입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나임네트웍스의 사업이 처음부터 잘 풀린 것은 아니다. 사업 초창기 적잖은 위기를 겪었고 2018년 기술본부를 총괄하던 서영석 대표가 대표직을 이어받게 됐다. 힘든 시기 지휘봉을 이어받은 그가 선택한 것은 여타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과는 차별화된 SDDC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설계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었고, 이 전략이 통해 지금에 이르렀다.

나임네트웍스가 특장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설계’ 역량과 벤더 중립성이다.

나임네트웍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경우 제품 판매도 함께 수행한다. 건설설계사가 특정 가구 브랜드를 함께 판매한다고 볼 수 있다. 서 대표는 이를 두고 “제품을 판매하는 이들이 설계를 맡게 되면 고객에게 최적화된 시스템이 될 수 없다. 더 효율적인 선택지가 있더라도 마진을 위해 자기 제품을 판매하게 된다”고 꼬집으며, 나임네트웍스는 철저하게 설계에만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컴퓨팅 환경이 굉장히 복잡·다변화되고 있다. 몇몇 기업의 제품을 중심으로 구성되던 시대는 저문 지 오래다. 예전에는 시스템 설계도 하드웨어 판매 기업들의 몫이었지만, 여러 벤더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오늘날에는 그들도 전문가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이후부터다. 비교적 클라우드 도입이 느렸던 국내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트렌드로 자리했다.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가운데 퍼블릭 클라우드에 올리기 어려운 유형의 데이터, 워크로드를 가진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센터를 현대화하거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코자 함에 따라 나임네트웍스의 사업 역시 순항하게 됐다.

◆인프라 운영·관리 플랫폼 ‘탱고’

SDDC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설계와 함께 나임네트웍스가 특히 내세우고 있는 것은 인프라스트럭처 전체 자원의 운영·관리를 통합 모니터링하는 플랫폼 ‘탱고(Tango)’다.

탱고는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활용되는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Cloud Management Platform, 이하 CMP)와 같은 개념의 솔루션이다. 다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라는 환경 특성상 퍼블릭 클라우드를 위한 CMP보다 훨씬 디테일한, 깊이 있는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차이점을 지닌다.

가령 퍼블릭 클라우드에서의 CMP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CSP)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어느 만큼의 자원을 사용 중인지, 지출되는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사용자 포털을 한데 모아둠으로써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탱고는 서버나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에 대한 가시성을 제공한다. 가상머신(VM)이 몇 번 어느 데이터센터에, 몇층에, 몇 번 랙에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서비스를 제공받기만 하면 되는 퍼블릭 클라우드와 달리, 직접 운영·관리를 해야 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특화된 기능이다.

서 대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의 CMP는 퍼블릭 클라우드에서의 CMP와는 지향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업계에서 CMP라는 용어로 굳어져 사용되다 보니 탱고 역시도 CMP라고 말하고 있는데, 어떻게 정의할지에 대해서는 조금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나임네트웍스는 현재 자사가 설계하는 SDDC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통합 운영·관리하기 위한 도구로 탱고를 함께 제공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탱고만 제공하는 방향으로도 사업을 구상 중이다.

해당 사업이 본격화한다면 수익성은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계 사업의 경우 사람의 전문성에 의존하는 만큼 고비용인데 더해 확장성도 낮다. 무한정 사람을 많이 늘릴 수도 없는 탓이다. 반면 탱고와 같은 SW 사업은 인력 의존도가 낮은 데다 수익성도 높다.

현재 모기업인 메가존과의 협업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메가존은 퍼블릭 클라우드 운영·관리 분야서 1위 기업이다. 시장 트렌드가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인 만큼 두 기업간 시너지를 낼 일도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 대표는 “SDDC,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특정 벤더의 기술만으로는 구현할 수 없다. 여러 벤더의 기술을 서로 통합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IT 시장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전환되기 시작한 현재,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정당한 기술료를 받는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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