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가 가족 외 타인 간 계정 공유를 금지할 예정인 가운데 어떠한 방식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빠른 시일 내 가족 외 타인 간 계정을 공유하는 행위에 대해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앞서 넷플릭스는 서비스 약관상 가족 외 타인 간 계정 공유 행위를 금지해왔으나, 이를 묵인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가입자 이탈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계정 공유를 막아 수익모델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지난해 초 넷플릭스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가입자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는 둔화됐다. 가입자들의 계정 공유 증가 및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신규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실제 넷플릭스 가입자 2억2300만명 가운데 계정을 공유하고 있는 가입자는 1억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코웬앤코(Cowen&Co.)의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가족 외 타인 간 계정 공유금지를 하는 경우 최소 16억 달러(약 1조9536억원)를 더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봤는데요.
이미 넷플릭스는 일부 국가에서 계정 공유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칠레와 코스타리카, 페루 등에서 가족 외 타인과 계정을 공유한 경우 추가요금을 지불하도록 하는 테스트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이용자는 수수료를 내고 최대 2개의 하위 계정을 추가할 수 있으며, 수수료는 약 3000원 수준입니다. 이 요금은 본 계정 소유자에게 부과됩니다.
계정 공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IP(인터넷프로토콜) 주소 등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평소 환경과 다른 곳에서 로그인 시도가 일어나면 해당 계정을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가입자별 OTT 시청습관이 다른 만큼 완벽한 차단 방안을 찾긴 어려울 전망입니다. 본가와 자취방을 오가거나, 여행을 가서 호텔에서 로그인하는 모든 상황에서 계정을 일일이 차단한다면 이용자의 불만도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모바일 기기는 이동하면서 시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IP주소를 이용한 위치기반 차단을 적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넷플릭스는 이런 모든 상황들을 고려해, 계정 공유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계정을 바로 차단하기 보단 본인 확인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로 다른 IP에서 로그인하는 경우 계정 소유자에 이메일이나 문자를 통해 인증을 받고 해제시켜주는 방식입니다.
이 외에도 넷플릭스는 외부 위치를 등록하면 최대 2주동안 추가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용자에 피해가 가진 않는 선에서 계정 공유를 금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금지 소식에 국내 OTT들에도 시선이 쏠렸는데요. 다만 국내 OTT들은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 것에 대해 당장은 계획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해당 기술을 적용하는데 비용이 많이들뿐더러, 오히려 가입자 이탈로 이어져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도 계정 공유를 고려하며 가장 고민하는 것이 이용자가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계정 공유를 막을 경우 거부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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