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산업 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일부 게임사는 조용히 블록체인 인프라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위기를 문제 개선 기회로 해석하고, 블록체인 플랫폼 안정화와 투명성 확보에 집중하기로 한 모습이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홀딩스, 넷마블 등 국내 주요 게임사가 블록체인 게임 인프라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 협업 파트너사를 지속 확대하고, 코인 홀더(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행사를 진행하는 등 행보를 이어간다.
블록체인 게임은 지난 2020년 가상자산 시장이 각광받으며 동시에 주목받기 시작했다. 차세대 인터넷으로 지목된 웹3.0(‘탈중앙화’ 및 ‘소유’가 주된 특징인 인터넷)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게임 내 재화나 아이템이 ‘대체불가능한’ 자산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게임사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보이고, 전용 코인을 발행하는 등 블록체인 게임 인프라 사업에 속도를 낸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FTX’ 뱅크런 사태, 위메이드 ‘위믹스’ 상장 폐지 등 굵직한 악재가 겹치면서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용자 사이에서도 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심화되면서 블록체인 산업 전체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 목소리가 커졌다.
업계 내에서도 이번 위기를 계기로 블록체인 게임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직 국내에서는 정부 규제로 인해 게임 내에 P2E(Play-to-Earn) 요소를 도입조차 못하고 있으며, 한 번 뿌리 내린 부정적인 인식은 쉽게 개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 기반이 되는 코인이나 대체불가능한 토큰(Non Fungible Token, 이하 NFT) 등 가상자산 가치 불확실성 문제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금 상태로는 장기적으로도 블록체인 게임 산업 활성화를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가 블록체인 게임 인프라 사업 확장을 지속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단기적으로 볼 때 현 상황이 위기인 것은 분명하나, 부족했던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도 해석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웹3.0 시대가 도래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이에 따른 블록체인 게임 시장 선점을 위한 사업 확장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 게임에 힘을 주고 있는 주요 게임사들은 최근 묵묵히 ‘투명성’, ‘안정화’ 등을 보강하기 위한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넷마블은 코인 홀더(투자자) 확보를 위한 스테이킹 행사를 새롭게 선보인다. 넷마블 메타버스 사업을 영위하는 손자회사 ‘마브렉스’는 코인 ‘마브렉스(MBX)’ 스테이킹 시즌3 사전 예약을 오는 19일까지 진행한다.
스테이킹은 코인 홀더가 보유 가상자산을 블록체인 시스템에 위임해 운영 및 검증 작업에 간접 참여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가상자산으로 받는 서비스다. 스테이킹은 은행으로 치면 ‘적금’과 유사한 개념이기에 코인 홀더를 붙잡아둠으로써 코인 생태계를 안정화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사용된다.
컴투스홀딩스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엑스플라(XPLA)에 블록체인 검증자 그룹(이니셜 벨리에이터)으로 웹3.0 기업 ‘코스모스테이션’이 합류한다. 이는 블록체인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행보다. 게임 콘텐츠와 결합된 블록체인이 온전히 자산가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고유성 및 무결점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줄 검증자 그룹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합류가 결정됐다.
앞서 컴투스홀딩스는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플랫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에버스테이크’, ‘체인노드 테크’ 등 다수 블록체인 기업 등과도 협업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폴 킴 컴투스홀딩스 엑스플라팀 리더는 “엑스플라는 코스모스테이션과 광범위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메이저 메인넷으로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라며 “이번 이니셜 밸리데이터 합류로 양측 시너지가 한층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위믹스 상장 폐지로 위기 중심에 서 있는 위메이드도 블록체인 생태계 보안 강화를 위해 블록체인 보안업체 서틱(CertiK)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앞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지난 2일 올해 신년사를 통해 블록체인 사업 지속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시련은 여전히 고통스럽지만, 그것을 통해서 우리의 비전과 전략은 더 명징해지고, 우리 역량은 레벨업 되고 있다”라며 “세상 모든 것은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위로 올라올 것이고, 모든 것인 토큰·NFT가 돼서 교환, 거래, 결합, 파생 등이 되면서 기존에 없는 새로운 디지털 이코노미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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