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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 전용 T커머스, 디지털플랫폼 관문”…정부부처는 ‘신중’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전통상인들이 참여하는 상인 전용 데이터홈쇼핑(T커머스)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데이터를 수집·활용할 수 있는 T커머스를 시작으로 5년 뒤 상인 전용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면 매출 1조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재 T커머스 채널 주 고객층이 고령화된데다 정체기에 있어, 상인들이 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5일 한국중소기업학회와 전국상인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상인전용 T커머스 기반 디지털플랫폼 구축 방안’ 토론회에는 이정문(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승재·홍석준 의원(국민의힘) 등 여야 의원 모두 참석해 상인 전용 T커머스 채널 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문 의원은 “기술과 자본 취약으로 온라인 진입이 어려운 이들 디지털 전환을 위해선 단기적 대책이 아닌 구조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승재 의원은 “상인 주체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T커머스 관련, 상임위에선 본 예산을 예결위까지 올렸고, 시범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 속 왜 꼭 ‘상인 전용’ T커머스 채널이 필요한 것일까. 개인화 된 서비스를 위해선 데이터를 수집·활용이 중요한 만큼, 다품종 소량 상품을 가진 상인들이 먼저 T커머스로 진출해 데이터를 모으고 향후 온라인 플랫폼으로까지 진출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이다.

권순종 우리동네홈쇼핑 추진단 단장은 “상인 전용 T커머스는 데이터 수집을 할 수 있는 허브가 될 수 있다”며 “T커머스는 종국 목표가 아니라 데이터로 판로를 넓히는 디지털 플랫폼을 열기 위한 필수 항목”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초기엔 T커머스 사업자로서 정착시키고, 5년 이후 상인 전용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로 매출 1조원 달성(거래액 5조원 이상)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 상인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으로 지원해 30대 이하 젊은층을 타깃으로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를 위한 구성 방안으론 먼저 상인들 중심 다품종 소량 판매로 운영하고, 기존 30% 이상에 달하는 홈쇼핑 수수료율을 15~20% 가량으로 낮춰 책정한다는 방침이다. 물류 면에서도 일반상품은 통합 물류센터를 지양하고, 가급적 업체에서 직접 발송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상권별 포장배송이 가능한 풀필먼트 플랫폼을 만들 경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홈쇼핑 채널 과다 및 과열경쟁과 공익성에 대한 ‘신중론’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권 단장은 “기존 17개 홈쇼핑 채널에 하나 얹는 방식은 상인 특성에 맞는 차별적 설립 취지와 다르다”며 “단순 돈벌이를 지양하고 지역 밀착상품 개발 등 상품·방송·물류 차별화를 통해 과열 경쟁을 방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상인들이 데이터 소유·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더라도 기존 시스템으론 이에 대응할 현실적 대안이 없기에 T커머스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이병희 한양대 교수는 “T커머스는 개인 소비자들 수요에 맞게 판매할 수 있으며, 특히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 대상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단순 제품뿐 아니라 여러 서비스·관광 등 부수적 사업아 연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당국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인들 디지털전환에 대한 필요성엔 공감하나, 이 수단이 꼭 T커머스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보다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소벤처기업부 판로지원정책과 이희정 과장은 “새로운 세대에 어떻게 다가갈건지에 대해선 상품이나 서비스 관련 차별화가 있어야 한다”며 “다만 홈쇼핑·T커머스 주요 고객이 50~60대 주부층이라는 점도 같이 판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 과장은 “홈쇼핑 업계가 코로나19 시기 잠깐 반짝했다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갔고,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영홈쇼핑은 1020세대 고객 비중이 5%가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MZ세대가 선택하지 않는 채널로 가고 있는 모습도 고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허진우 OTT활성화지원팀장은 “커머스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소개하고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켜 판매까지 하는 전통 홈쇼핑 모델은 주요 논의되는 주제인 소비자가 필요한 상품을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사업모델과 차이가 분명히 있다”며 “이에 맞는 적합한 매체도 따로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홈쇼핑·T커머스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송출수수료 문제도 신설 법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단 권 단장은 이에 대해 “홈쇼핑 방식과는 다르게 가기 때문에 꼭 좋은 채널로 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송출수수료, 재고부담, 물류 비용 등 여러 사안을 줄여 맞춤화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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