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는 지난 10월 시범운영을 통해 ‘자율주행 스마트로봇체어’(이하 스마트로봇체어)를 선보였다. 스마트로봇체어는 휠체어 형태의 탑승 로봇으로, 현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전시 관람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관람객이 탑승하면 코스를 따라 자율주행하며 전시물 관람을 돕는 식이다.
당장은 전시관에서만 볼 수 있지만, KT는 스마트로봇체어가 병원·공항·공공기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종의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로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보고 있다. 정부기관(B2G)과 기업용(B2B)을 넘어 향후 개인용(B2C) 시장까지 상용화 범위가 확장될 수 있다는 얘기다.
◆ DDP 관람용으로 시범운영…향후 도슨트·관제 기능 추가
KT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시범운영 중인 KT 스마트로봇체어를 시연했다. 이 스마트로봇체어에는 탑승자와 작품, 다른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한 장애물 충돌 감지 및 자동 멈춤 기능, 경로 우회 기술 등이 적용됐다.
이날 스마트로봇체어는 시속 1.5km로 이동하면서 관람객이 전시 구간별로 약 10초간 머물러 감상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되었다. 만약 관람객이 전시를 더 보고 싶으면 정지할 수 있게 했다. 탑승자는 의자에 장착된 정지 버튼이나 전면 태블릿을 통해 또는 팔걸이를 위로 올리는 행위를 통해 정지할 수 있었다. 만약 이동 중 사람과 마주치는 등 장애물이 생기면,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까지 보여줬다.
현장 관계자는 “스마트로봇체어는 최대 시속 12km까지 이동할 수 있지만 안전하고 원활한 관람을 위해 시속 1.5km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며 “향후 도슨트(전시 안내인) 연계 등 다양한 프로그램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내년 8월에는 대구 미술관에서도 PoC(개념검증)를 진행한다. 차량간 통신을 연결해 관제 기능이 추가될 전망이다.
◆ 공항·병원·공공기관 등 수요 예상…보행약자부터 일반인까지
이날 KT는 현장 기자간담회를 통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의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제품 고도화를 거쳐 상용화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재국 KT AI로봇사업단 AI로봇사업2팀 팀장은 “보행약자가 방문하는 문화, 관광, 의료시설 및 공공기관에 스마트로봇체어를 배치해 이동 및 편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예상 수요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설계된 전시 동선에 따른 관람을 할 수 있게 돕는 것 외에도 ▲공항이나 역사 및 터미널에서 지정된 목적지 탑승장으로 이송하는 것 ▲도서관이나 국공립 및 학교에서 이용자가 찾는 도서가 있는 서가 및 위치로 이송하는 것 ▲병원에서 건강검진코스 순회 또는 병실-진료실-처치실 등으로 이송하는 것 ▲공공기관이나 민원창구에서 원하는 민원 창구로 이송하는 것 등이다.
한재국 팀장은 “처음 타기팅은 사회적 약자들의 보행을 돕는 등 B2G 시장으로 시작해, 향후에는 마치 지금 젊은 사람들이 킥보드를 타듯이 일반인들로 이용자층을 확대하고 늘리는 게 저희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며 “집에 자전거가 한 대 있듯 편하게 산책도 하고 나의 모든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쪽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 퍼스널 모빌리티로의 진화 기대…높은 가격이 장벽
스마트로봇체어는 KT의 통신과 로봇플랫폼, 대동모빌리티의 하드웨어, 코가로보틱스의 자율주행 기술을 융합해 공동 개발됐다. 이헌중 대동모빌리티 모빌리티개발팀장은 “처음에는 전동 휠체어 개념의 조이스틱을 구현했다가, 기가지니를 탑재해 물체를 보면 멈추는 자율주행 기능으로 PoC를 진행한 것”이라며 “장애인이나 교통약자 나아가 일반인도 쉽게 탈 수 있는 퍼스널 모빌리티를 생각하고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고동욱 코가로보틱스 대표는 “사람이 탑승하다보니 안전이 제일 중요한데, 그런 점을 고려해 센서를 많이 부착했고 소프트웨어도 안전 위주로 집중했다”면서 “내년까지는 안전 인증을 받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헌중 팀장은 “스마트로봇체어를 처음 기획했을 때부터 B2C, B2B, B2G 세 가지를 다 생각했다”며 “실제 노약자들은 라스트마일에 대한 모빌리티가 없는데, 만약 스마트로봇체어가 도로를 다닐 수 있는 모빌리티로 확장되면, 공간과 공간을 오가는 라스트마일 모빌리티로 확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최종적으로 B2C 상용화를 하기까지 장벽은 가격이다. 한재국 팀장은 “현재 전동체어 가격이 209만원에 형성돼 있는데 그런 전동체어 대비 기가지니나 텔레매틱스가 탑재되면 아마 두 배 정도 가격이 높지 않을까 싶다”면서 “라이다나 뎁스 카메라 가격이 보편화됐을 때가 되면 그렇게 가격적 이슈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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