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검찰이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를 압수수색한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재승인·재허가 제도가 방송 장악 수단이 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국회에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윤두현 의원실이 주최한 ‘방송사업자 재허가·재승인 제도개선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공교롭게도 같은날 검찰은 방통위가 2020년 TV조선과 채널A에 대한 재승인을 심사할 때 점수 조작 정황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윤두현 의원(국민의힘)은 “재승인·재허가 제도가 도입 취지를 벗어나 방송 장악의 수단으로 악용되다 보니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까지 나왔는데, 이런 왜곡 현상이 유지되는 게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반문했다.
윤 의원은 “재승인·재허가 제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문제점을 느끼고 있다”며 “제도를 살펴보면 소유·겸영 분리를 말하고 있는데 이는 방통위의 경영 간섭이며, 장기 인사 계획에 있어 구성원 동의를 얻도록 한 항목도 그 구성원이 과연 누구를 의미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성중 의원(국민의힘)도 목소리를 보탰다. 박 의원은 “재승인·재허가 제도의 기준이 고무줄”이라며 “최근 어느 신문방송에서 (재승인) 점수가 조작됐다고 감사원 결과가 나왔지 않나”라고 역시 언급했다.
박 의원은 “어떤 나라도 재허가 관련해 3년 아니면 5년 이렇게 한 곳이 없다”며 “어느 정도 평가 통과하면 7년 정도 할 수 있게 해서 방송사가 정부 눈치 안보고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우리나라만의 방송이 아닌 세계와 경쟁해서 이겨야 하는 하나의 산업”이라며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국민의힘)은 “유튜브나 OTT 등 뉴미디어 등장으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지금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낡은 제도는 언론·방송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면서 “방송·언론이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하고 방송 콘텐츠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도록 방송사업자 재허가·재승인 제도에 대한 점검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재승인 점수 조작 정황을 포착하고 23일 오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2020년 상반기 종합편성채널·보도전문채널 재승인 심사에 참여한 심사위원들 자택에도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