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와 CJ ENM이 글로벌 대작 탄생을 목표로 손잡았다. CJ ENM은 KT의 콘텐츠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한다. 콘텐츠 공동 제작은 물론 서로의 지적재산권(IP)과 유통망까지 공유한다.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사업협력위원회까지 마련하는 긴밀한 ‘콘텐츠 동맹’이다.
양사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East에서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는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윤경림 사장, CJ ENM 강호성 대표 등 양사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 구매 및 채널 편성 ▲KT스튜디오지니와 콘텐츠 공동제작 등 양사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다.
아울러 ▲음원사업 협력 ▲실감미디어 사업을 위한 공동펀드 조성 ▲미디어·콘텐츠 분야 공동사업을 위한 사업협력위원회 구성 등도 계획하고 있다.
첫 SI 유치에 성공한 KT스튜디오지니는 본격적인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해 원천 IP 확보와 역량 있는 제작사 인수 및 지분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도 다양한 오리지널 드라마 라인업도 선보인다.
◆ CJ ENM, KT 콘텐츠 선확보…공동제작까지
KT스튜디오지니는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다. 웹소설·웹툰 전문기업 스토리위즈, MPP(Multiple Program Provider) 채널 skyTV, OTT 시즌,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지니뮤직, T커머스·콘텐츠 유통 전문기업 kt알파 등이 원천IP 확보부터 콘텐츠 기획-제작-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성하고 있다.
CJ ENM은 이번 지분투자를 통해 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상당수 물량의 콘텐츠에 대해 우선 확보권을 갖게 됐다. 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중 일정 물량을 CJ ENM이 구매해 tvN과 티빙 등 CJ ENM 보유 채널에 편성하는 식이다. CJ ENM은 콘텐츠를 확대하고, 스튜디오지니는 유통채널을 넓히는 복안이다.
또한 드라마 등 콘텐츠 공동 기획·제작도 추진한다. KT스튜디오지니가 확보한 원천IP을 중심으로 양사가 공동제작해 글로벌 대작을 탄생시키겠다는 목표다.
그동안 국내 콘텐츠 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 규모가 작은 탓에 이른바 ‘대작’ 작품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CJ ENM 등 콘텐츠 및 플랫폼 사업자들이 손을 잡고 대형 콘텐츠 공동제작을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수 차례 제기된 이유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국내 콘텐츠 시장 파이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KT와 CJ ENM은 미디어·콘텐츠 사업 전반에 걸쳐 양사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협력위원회를 조직한다. 콘텐츠, 음악, 웹소설·웹툰 등 각 사업분야별 양사 주요 경영진이 대표위원으로 참여해 공동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양사의 긴밀한 협력을 위한 일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KT가 보유한 미디어 시청 빅데이터 활용도 기대된다. CJ ENM의 콘텐츠 역량과 KT의 빅데이터 역량이 결합하면 콘텐츠의 흥행 가능성 예측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CJ ENM 강호성 대표는 “미디어 플랫폼 선도 기업인 KT와의 협력은 CJ ENM이 글로벌 토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나아가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콘텐츠 사업에서 전방위적 시너지를 내기 위한 협업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윤경림 사장은 “CJ ENM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한 KT스튜디오지니는 원천 IP 및 제작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해 성장에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KT는 그룹 미디어·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K-콘텐츠 및 국내 미디어 생태계 발전을 위해 다각도로 협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