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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누드 사진 돌려봤다"…美 액티비전 블리자드 직원들이 파업한 사연

바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CEO의 입장문. 직원 모두에게 차별이나 괴롭힘이 없는 회사를 만들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바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CEO의 입장문. 직원 모두에게 차별이나 괴롭힘이 없는 회사를 만들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콜 오브 듀티'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버워치'로 유명한 미국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사내 이슈로 큰 위기를 맞았다.

미국 뉴욕타임즈, CNN, 가디언 등 28일(현지시각) 다수 언론에 따르면 이날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직원들은 사내 성차별·성희롱 논란으로 파업을 선언했다.

앞서 캘리포니아 주정부기관 공정고용주택국(DFEH)은 지난 20일 여성 직원에 대한 차별적 대우와 지속적인 성희롱 혐의로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소송을 제기했다.

DFEH 측이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해당 업체 남성 직원들은 근무 시간에 게임을 하며 여성 직원에게 업무를 떠넘기고, 성폭행에 대해 공개적으로 음담패설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DFEH는 "한 여성 직원은 남성 상사와 출장 중 성관계를 가졌고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회사 내에서 남성 직원들이 고인의 누드 사진을 돌려봤다"고도 주장해 큰 파문이 일었다.

또, DFEH 측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직원 중 20%를 차지하는 여성 직원은 지난 2년 동안 보수, 직무 배정, 승진, 해고 등의 인사 전반에 걸쳐 불이익을 겪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액티비전 블리자드 측은 "소송 내용은 오늘날의 블리자드와 다르다"며 "우리는 직원들에게 공정한 보수를 지급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공식 성명을 통해 반박했다.

이를 지켜본 직원 300여명은 사측의 대응에 분노했고, '평등을 위한 파업'이라는 명칭으로 온·오프라인 파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파업을 조직한 직원들은 소송에 대한 회사의 대응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도 진행했다.

현재 해당 성명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전·현직 직원 수천 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게임사 직원들과의 연대도 이어졌다. 유비소프트(ubisoft) 사측 또한 집단 내 괴롭힘과 성추행 등으로 노조로부터 고소를 당한 상황.

유비소프트 직원 500여명은 액티비전 블리자드 직원들과 연대하는 청원에 서명했다. 게이머들과 현지 게임 기자들도 이들의 신작에 대해 보도하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진행 중이다.

직원들은 "현재 사내 시스템이 직원 괴롭힘을 방지하는 데 어떻게 실패했는지 확인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해결책을 고안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결국 바비 코틱(Bobby Kotick) 액티비전 블리자드 CEO는 28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회사의 초기 대응이 '귀머거리'였다"고 시인했다.

코틱은 "모든 관점과 경험을 인정하고 어떤 식으로든 학대를 받은 사람들의 감정을 존중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차별금지에 관한 회사 정책을 위반한 모든 사람에 대해 신속한 조치를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공감과 이해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직원들은 파업에 가담한 것에 대한 보복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코틱은 ▲직원 지원 ▲직원 의견 경청 및 제3자 중재 ▲회사 전체 관리자 및 리더 등 인사 변경 ▲채용 규정 준수 리소스 추가 ▲게임 내 콘텐츠 일부 부적절한 사항 삭제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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