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KT가 5G 단독모드(SA) 상용화에 나서자, 때아닌 논쟁이 붙었다. 경쟁 통신사에서는 KT 5G SA 방식이 현재 한국에서 쓰이는 비단독모드(NSA)보다 이론상 속도가 낮은데도, 이용자에게 더 좋은 품질을 제공하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명한 견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KT SA가 도마 위에 오를 이유는 없다.
KT가 채택한 5G SA는 전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다. 미국 티모바일, 중국 3대 통신사를 비롯해 독일 보다폰, 호주 텔스트라, 남아공 레인 등이 5G SA를 채택하고 있다. 이들은 KT와 동일한 옵션2 방식이다. 5G SA의 기본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동통신표준화기술협력기구 3GPP에서 규정한 옵션2에 해당하는 기술로, 5G 기지국만을 활용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최대 속도는 1.5Gbps에 머물러야 하지만 초지연성 성능과 네트워크 슬라이싱 구현 등에 장점이 있다. 지연속도를 줄이고, 배터리 사용시간도 늘릴 수 있다.
경쟁사에서는 옵션3 방식인 5G NSA는 이론상 최대 전송속도 2.7Gbps까지 가능한데, 옵션2 5G SA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속도를 높이면서 NSA 한계를 극복하는 옵션4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그러나 옵션4는 진화 준비 중인 기술방식일 뿐, 아직 생태계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반면, 옵션2 5G SA는 전세계 주요 통신사에서 상용화됐기 때문에 칩셋부터 장비까지 모든 생태계가 갖춰져 있다.
KT가 확보한 5G 주파수 대역 폭은 100MHz로 SK텔레콤과 동일하지만, LTE 주파수 대역 폭은 105MHz로 SK텔레콤 135MHz보다 적다. 이에 LTE와 5G를 동시에 사용하는 NSA에서 KT가 다소 불리한 환경이다. 이에 KT는 5G 상용화 초기부터 트래픽 대부분을 5G로 보내고, LTE망에서 신호제어처리를 했다. 이로 인해 5G SA에서도 속도 저하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LTE와 5G를 분리한 5G SA를 적용한다면, KT LTE 사용자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소비자 5G 서비스 품질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KT 5G SA가 부채질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번 공방이 펼쳐진 진짜 이유는 소비자를 위해서가 아니다. 5G SA는 궁극적으로 통신3사 모두 가야 할 길인 만큼, 기술 주도권에 대한 견제와 신경전에 더 쏠려 있는 모습이다.
5G는 하나의 기술표준만으로 구성된 네트워크가 아니다. 어떤 통신사는 28GHz 대역과 같은 초고주파 대역을 활용해 초고속에 집중한 5G를 구축하고, 또 다른 통신사는 600MHz 저대역을 통해 커버리지 확대에 주력한다. 5G만 사용하거나, LTE와 5G를 혼용해 쓰는 등 방식은 다양하다. 모두가 5G다. 열위와 우위를, 가짜와 진짜를 따질 수 없다. 각 통신사가 사업방향에 맞춰 국가 및 기업 상황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결정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