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바이낸스를 비롯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도 국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상 영업신고 대상이라는 여론이 퍼지면서 이를 실질적으로 규제할 수 있을지 논의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해외 거래소도 규제 대상이지만, 서버가 외국에 있어 사이트를 폐쇄하는 데까지는 국내 규제당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또 한국에서 사이트를 접속할 수 없게 된다고 해도 투자자들이 VPN을 사용하는 등 우회적으로 접속하거나, 글로벌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까진 막을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해외 거래소도 한국인 대상 영업하면 ‘특금법’ 적용
지난 3월부터 시행된 특금법에 따라 거래소를 비롯한 가상자산사업자들은 오는 9월 24일까지 금융당국에 신고 후 영업해야 한다. 이때 국내 거래소만 신고 대상인 것은 아니다. 특금법 제 6조 제 2항에 따르면 ‘국외에서 이루어진 행위로서 그 효과가 국내에 미치는 경우’에도 이 법을 적용한다. 해외 거래소여도 한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면 특금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기한에 맞춰 영업 신고를 준비하고 있는 건 국내 거래소들뿐이다. 이에 최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해외 거래소의 영업신고 필요성을 주장했다.
노 의원은 “해외 거래소라 하더라도 내국인 상대 영업을 하는 한 국내법 적용에 예외가 될 수 없다”며 “바이낸스’가 특금법 관련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즉각 영업을 정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낸스는 현재 한국어 서비스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 거래소에선 허용되지 않는 가상자산 선물 거래를 제공하고 있어 많은 내국인들이 거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에 법인이 있다는 이유로 국내에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물론, 투자자 보호를 위한 국내 법도 지키지 않는다면 국내 거래소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해외 거래소 처벌은 가능, 투자자 제재는 실질적 불가능
특금법에 따르면 신고를 하지 않고 가상자산 관련 영업을 하는 사업자는 형사처벌의 대상이다. 특금법 제 17조 제 1항에는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가상자산거래를 영업으로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있다.
형사처벌의 대상이므로 미신고 사업자 처리는 수사기관 관할이 된다. 미신고 사업자가 해외 거래소일 경우, 수사기관은 국제 사법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처벌을 가할 수 있다.
다만 투자자들의 해외 거래소 이용을 막는 것은 실질적으로 쉽지 않다. FIU 관계자는 “특금법 상 처벌 조항에 따라 수사기관이 조치를 취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투자자 한명 한명이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지 감시하기에는 행정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소 사이트도 서버가 해외에 있는 경우에는 무작정 폐쇄 조치를 하기 힘들기 때문에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추후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해외 거래소 제재하면 ‘김프’ 심화될 수도
투자자를 일일이 감시하는 것은 어려워도, 해외 거래소에 제재를 가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로만 쏠리는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이 경우 국내 거래소의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김치 프리미엄’이 심화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만약 한국어 사이트가 사라져 국내 거래소로 돌리는 투자자가 늘어나면, 전 세계적으로 거래되는 자산을 국내에서만 거래하게 되므로 김치 프리미엄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코인을 국내 투자자들만 투자하지 못하거나 선물거래 및 스테이킹(예치)에 참여하지 못하게 할 경우 투자자들의 반발이 심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일일이 제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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