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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에 세무조사까지…국내 코인 수난시대

"오히려 해외 코인이 국내에서 돈 번다" 차별 논란도 제기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코인 정리’가 잇따른 데 이어 국내 가상자산 발행기업에 대한 세무조사까지 진행되면서 국내 코인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외 코인들만 국내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며 ‘차별 논란’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은 거래소 코인 정리에 이어 세무조사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해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국세청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와 블록체인 기업 테라를 설립한 더안코어컴퍼니를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그라운드X는 가상자산 클레이(KLAY)를, 테라는 스테이블코인 테라(TERRA)와 루나(LUNA)를 각각 발행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번 세무조사가 다른 가상자산 발행기업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온다. 가상자산 발행기업은 코인을 통해 자금을 세탁하거나 신고절차를 누락할 수 있어 세금을 탈루할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임직원에게 코인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신고를 누락할 수 있다. 그라운드X 역시 직원에게 클레이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세무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위기에 봉착한 건 세무조사 때문만은 아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상 영업 신고를 앞두고 각 거래소들이 일제히 ‘코인 정리’에 나서고 있다. 업비트는 최근 가상자산 24종을 상장 폐지하고 5종을 원화마켓에서 폐지했으며 코인빗, 프로비트 등 다른 거래소도 코인 정리를 감행했다.

문제는 코인 정리의 대상을 정할 때 국내 가상자산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점이다.

우선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와 지분 관계가 있는 코인의 상장을 금지하는 특금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국내 거래소와 지분 관계가 있는 경우는 대부분 국내 코인일 가능성이 높다.

또 블록체인 게임 등에서도 국내 규제환경이 여의치 않아, 이 점 역시 거래소 코인 정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례로 업비트는 이번 코인 정리를 거치며 상장 폐지 종목 중 하나인 아이텀(ITAM)에 블록체인 게임 산업의 엄격한 규제를 지적했다. 국내 규제의 영향을 받는 건 사실상 국내 코인인 만큼, 앞으로도 코인 정리의 대상이 국내 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제기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국내 규제가 오히려 국내 코인을 차별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해외 코인만 국내에서 수익을 올린다는 것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들이 규제 상황을 지켜보면서 코인 정리를 하기 때문에, 규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국내 코인에 더 많은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해외 유명 코인들이 우리나라 거래소에 팀 역량과 기술력을 증명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세금 탈루 등 불법적인 행위가 있으면 잡아내야 하지만,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사업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 국내 코인 프로젝트들은 개발 업데이트를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있는 사업이 규제에 맞는지 안 맞는지,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되지는 않을지부터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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