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이제 번호이동시장은 ‘알뜰폰’으로 통한다. 4월도 번호이동시장에서 알뜰폰만 승기를 잡았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4월 이동통신 번호이동건수는 38만6928건으로, 전달보다 5만82건 줄었다.
4월은 삼성전자‧애플 등 주요 제조사 프리미엄 단말 출시가 부재하고, 입학 특수 등이 없는 달인 만큼 잠잠한 분위기다. LG전자가 7월 스마트폰 사업 출시를 예고했지만, 통신사 재고 이슈가 크지 않은 상황에 더해 방송통신위원회 불법보조금 주의로,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알뜰폰은 4월에도 역시나 나홀로 순증했다. 통신3사로부터 5만6638명 가입자를 뺏어오는 데 성공했다. 전달 6만여명이 넘는 역대 최대 순증 기록보다는 줄었지만, 11개월 연속 순증세다.
통신3사는 번호이동시장에서 모두 가입자를 뺏겼다. SK텔레콤은 2만4595명 순감하며 가장 많은 가입자를 번호이동시장에서 잃었다. KT는 1만6135명, LG유플러스는 1만5908명 순감했다.
번호이동시장에서 통신3사가 계속 순감하고 있지만, 통신사를 패자로 볼 수는 없다. 통신사 자회사 중심으로 알뜰폰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통신3사 자회사 가입자는 270만명으로 전체의 44.5%를 차지한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통신사가 알뜰폰 시장까지 잠식한다는 우려를 내놓으며, 통신사 알뜰폰 자회사 시장점유를 제한하고 중소 사업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과거 어르신만 쓰는 알뜰폰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면, 자급제 활성화에 대응해 소비자를 유인하고 보호할 수 있는 사업자가 시장에 필요하다. 통신3사 자회사를 비롯한 KB국민은행 ‘리브엠’ 등이 소비자 선택을 받는 이유다. 동시에,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고질적인 고객서비스(CS)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 통신사 알뜰폰 자회사를 배제하면, 주로 중소 사업자만 남게 되면서 알뜰폰 경쟁력만 저하될 수 있다.
자급제 인식이 개선된 상황에서 커지는 알뜰폰 시장을 더 성장시키려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규모 있는 새로운 알뜰폰 사업자들이 등장해 판을 재편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