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집에서 여가를 즐기는 ‘홈루덴스’족이 늘어나면서 생긴 변화 중 하나는 스마트홈 확산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며 운동·업무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생활가전도 사용자들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똑똑해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홈 대중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인테리어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결합시킨 제품들이 주목 받고 있다. 과거 IoT 기능은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제품 가격 상승 요인이 되다 보니 불필요하게 여기는 현상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가 중요해지면서 똑똑한 제품들로 편리함을 극대화하려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에 따라 대기업은 물론 중견가전업체들도 관련 기능이 탑재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웨이는 수년간 IoT 기술을 접목해 쌓아온 공기·수질, 고객 생활환경 데이터를 개인 맞춤형 솔루션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수질 환경에 맞춰 최적의 필터와 제품을 추천해주고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실용성을 확대했다. 제품에 이상이 있을 때 그 원인을 음성으로 안내하거나 스마트폰에서 확인 가능하다. 정수기 IoT는 고령자를 위한 서비스로도 활용된다. 48시간 동안 쓰지 않으면 미리 등록돼 있던 가족 연락처로 알림 메시지를 전송한다.
올해 1월 기존 정보기술(IT) 조직을 디지털전환(DX)센터로 확대 재편하고 내부 조직은 물론 제품·서비스·마케팅 등 전반에 변화를 추진 중이다. 코웨이는 올해 넷마블과의 협업을 본격화하며 서비스 고도화 및 혁신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경동나비엔은 보일러가 주 품목이지만 최근 청정환기 시스템과 온수매트 등을 판매하며 소비자용(B2C)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회사는 IoT 사업을 위해 경동원 네트워크사업부와 협업해 거실 혹은 주방에 부착하는 월패드를 판매 중이다. 월패드와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방문객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콘덴싱 보일러·청정환기 시스템·조명을 제어한다.
월패드 내장 카메라를 통해 홈모니터링 기능도 추가했다. 가령 반려동물이 집에서 혼자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별도 제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자체 기술이 중심이지만 다른 기업과 기술제휴에도 적극적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스마트폰처럼 집 안 허브 역할을 목표로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니아딤채와 위닉스 등 생활가전업체들도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원격 제어 등 IoT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위니아딤채 에어컨은 고급형 모델의 경우 스마트폰 앱을 설치하면 바로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일반형은 무선랜(Wi-Fi, 와이파이) 모듈을 별도 구매해야 한다. SK텔레콤 고객은 AI스피커 ‘누구’를 통해서도 이용 가능하다. 위닉스는 SK텔레콤과 협업하다 올해 자체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공기청정기·제습기·건조기를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IoT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사용자가 회원가입과 마케팅 동의 절차를 거쳐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할 수 있다”며 “제품 본연의 기능에 더해 AI와 IoT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차별화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17년 15조원에서 매년 9% 가량 성장해 2025년에는 31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