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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씨”…MS는 왜 바다에 데이터센터를 만들까 [IT클로즈업]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2020년 6월, 스코틀랜드 오크니섬 해저 117피트(36미터)에서 모습을 드러낸 12미터 길이의 원기둥에는 각종 조류와 따개비, 말미잘 등 해양생물로 덮여 있었다. 이 원기둥은 놀랍게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데이터센터다.

현재 MS가 실험 중인 ‘수중 데이터센터’는 지난 2014년 씽크위크라는 사내 직원 간 아이디어 공유 행사에서 처음 나왔다.

세계 인구 절반은 해안에서 120마일(약 193.1 km)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해안도시 근처의 바다 속에 설치하게 되면 데이터가 이동하는 거리를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보다 빠르고 원활한 웹서핑과 비디오 스트리밍, 게임 플레이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실제 최근 엣지 컴퓨팅의 발전으로 대형 데이터센터 대신, 고객에 더 가까운 곳에 신속하게 작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배치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또, 해저 데이터센터 확장을 통한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MS가 해저 데이터센터를 추진하는 이유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속적으로 시원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해저 데이터센터는 친환경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MS는 해저 데이터센터 구축을 ‘프로젝트 나틱(Project Natick)’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2015년 1단계 연구를 진행했다. 이는 컨테이너 형태의 데이터센터를 해저에 설치, 운영하는 차세대 친환경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다. 1단계에선 태평양에서 105일 동안 실험을 통해 수 해저 데이터센터 개념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후 2018년 6월부터 진행한 2단계 연구에선 물류, 선박 건조 및 재생 가능 에너지 분야의 해양 전문가와 협력해 해저 데이터센터의 효율성과 실용성, 친환경성 등을 확인했다. 무려 2년 동안 진행된 2단계 실험에선 총 864대의 서버, 27.6PB(페타바이트) 용량의 스토리지, 냉각 시스템 등을 장착한 약 12미터 길이의 데이터센터 ‘나틱 노던아일’을 제작했다. 이는 프랑스에서 조립, 테스트됐다.

그리고 이를 스코틀랜드 오크니 섬 해저 36.5미터 지점에 조력 및 파력 발전기와 함께 데이터센터를 배치했다. 해저에 배치하기 위해 밸러스트가 채워진 삼각형 모양의 베이스에 부착해 물속으로 사라졌다.

약 2년에 걸쳐 MS 내 18개가 넘는 그룹이 해저 데이터센터를 사용하며 서버의 성능과 안정성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MS가 내린 결론은 해저 데이터센터가 지상보다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이었다.

특히 수중 데이터센터의 고장률은 지상 데이터센터의 8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 데이터센터와는 달리 산소보다 부식성이 덜한 질소에 노출되는 환경적인 요인과 함께 무인시스템 운영에 따른 물리적인 충돌의 부재 등이 주된 요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중에서 무려 2년 동안 잠겨있다보니 데이터센터 외벽의 강철 튜브에 엷은 조류와 따개비가 형성되고, 말미잘이 멜론 크기로 자란 것은 덤이다.

무엇보다 이 수중 데이터센터에는 풍력과 태양열로 100% 전력이 공급돼 에너지 지속 가능성이 입증됐다. ‘나틱 노던아일’은 현재 실험 중인 그린 에너지 기술과 풍력, 태양열 등에서 100% 전력을 공급받는 유럽해양에너지센터의 전력으로 운영됐다.

여기에 실험적인 조력 터빈과 파력 에너지 변환기는 바닷물의 이동 에너지로 전기를 생성했다. 이에 MS는 해상풍력 발전소와 해저 데이터센터 공동 배치에 대한 시나리오도 구상 중이다.
한번 데이터센터를 수중에 배치하면 부품 교체 없이 5년에 한번 서버를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운영 중 발생되는 폐기물이 거의 없는 것도 장점이다. 담수 소비가 없어 친환경적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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