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SK그룹 전반의 보안 관제를 맡고 있는 자회사 SK인포섹이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MSP)기업인 베스핀글로벌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만약 인수가 성사될 경우 SK인포섹은 주 사업인 보안 외에 클라우드 사업으로 범위를 크게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인포섹은 베스핀글로벌을 인수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각에선 단순 검토가 아니라 인수는 사실상 결정이 났으며 시기의 문제라는 얘기도 나돈다.
베스핀글로벌은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부터 구축, 운영·관리를 돕는 클라우드 MSP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인프라를 제공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 등 클라우드 기반의 시스템 운영 및 관리를 제공한다. ‘클라우드 길잡이’라고도 불린다.
클라우드 시장 활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베스핀글로벌은 시리즈A와 B에 이어 올 C까지 세 번에 걸쳐 22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올해 5월 약 9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에서는 SK텔레콤이 신규 참여해 370억원가량을 투자하며 지분을 확보했다.
이때 확보한 지분을 발판 삼아 SK텔레콤의 자회사 SK인포섹이 베스핀글로벌을 인수한다는 것이 이번 인수설의 배경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SK인포섹과 베스핀글로벌, NHN이 ‘클라우드 사업 협력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부터 밑그림을 그려왔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올해 5월 투자 결정 당시 SK텔레콤은 베스핀글로벌의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옵스나우(OpsNow)’와 SK그룹의 기술을 결합한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협력의 일환으로 지난 10월 인공지능(AI) 기반 ‘클라우드 이상 비용 탐지 솔루션’을 출시했고 이달 중 ‘청구비용 오류 감지 솔루션’도 추가할 예정이다. 연내에는 ‘차세대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CMP)’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와 최태원 SK 회장의 관계도 인수설을 부추긴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동문인 이 대표와 최 회장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복지재단 티앤씨재단에 이사로 취임했다. 티앤씨재단은 최 회장이 50억원가량을 출연한 복지재단이다.
또 지난해 시카고대학교 한국 총동문회가 주최하는 ‘시카고포럼’에서 이 대표는 최 회장과 안성우 직방 대표와 대담을 나누기도 했다.
SK인포섹이 베스핀글로벌을 인수하게 된다면 그룹의 정보보안을 책임지던 SK인포섹의 역할도 달라지게 된다. 관제와 컨설팅에 치중된 SK인포섹의 사업 특성상 큰 마찰 없이 신규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성장성도 밝다. 메가존클라우드에 이어 국내 2위 클라우드 MSP 기업인 베스핀글로벌은 2019년 매출액 840억8000만원으로 2018년 매출액 355억5000만원에서 2배 이상 성장했다. 2년 연속 4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베스핀글로벌’이 아닌 ‘SK그룹’이라면 미래 먹거리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규모다.
베스핀글로벌이 SK그룹에 합류할 경우 그룹 내부에서 발생하는 수요만으로도 성장이 예견돼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022년까지 2조원을 들여 그룹 계열사의 주요 시스템 80%를 클라우드로 전환한다는 ‘디지털 딥체인지’ 전략을 발표했다. 최근 ‘탈(脫) 통신’을 선언하고 AWS와의 접촉면을 늘리는 데서도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
인수 소식에 대해 SK인포섹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들은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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