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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행기업 CJ헬로 알뜰폰, LGU+ 품에 안길수 있을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 사업부문을 품을 수 있을까?

LG유플러스가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CJ헬로 인수관련 변경승인·인가 신청을 접수한 가운데 CJ헬로의 알뜰폰 사업부문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J헬로는 알뜰폰 시장의 1위 사업자이다. 1분기 기준으로 78만6000여명의 가입자를 확보 중이다. 특히, LTE 비중이 67%로 수익성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전체 알뜰폰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는 약 1만원 초중반에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CJ헬로 알뜰폰 ARPU는 업계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2만3000원이다.

현재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합친 LG유플러스의 이동전화 점유율은 20.6%다. CJ헬로의 점유율은 1.2%로 LG유플러스 계열 이동전화 점유율은 21.8%로 확대된다. 올해 이동전화 월평균 번호이동 규모는 50만이 채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78만 가입자의 순유입은 이동전화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조건이 문제일 뿐 인수자체가 불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 전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알뜰폰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CJ헬로가 알뜰폰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이통사(MNO)가 2개의 알뜰폰(MVNO) 자회사를 거느리는 것이 합당한가이다. 별정통신 진입에 제한은 없지만 알뜰폰 시장에는 ‘1 MNO - 1 MVNO’라는 묵시적 원칙이 존재한다. 이통사들의 알뜰폰 시장 진입은 그 자체로서 상당한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1년 통신정책을 관장하던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사 자회사가 MVNO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공식적으로 시장진입 자제를 사업자들에게 권고했다. 하지만 법에 시장진입을 막는 조항이 없었기 때문에 우여곡절 끝에 2012년에야 통신사 자회사들이 MVNO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이후 MVNO는 알뜰폰이라는 브랜드로 급성장하게 됐다. 당시 방통위는 통신사 자회사의 지나친 시장점유율 확대를 막기 위해 3사 합산점유율 50%를 넘지 못하게 하는 조건을 부여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게 될 경우 통신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점유율은 약 30% 수준이다. 50%까지는 갈길이 멀다. 점유율 초과로 인한 불허 가능성은 없다.

다만 CJ헬로가 가진 시장에서의 지위와 역할을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년전 SK텔레콤의 CJ헬로 합병을 불허하면서 CJ헬로를 알뜰폰 시장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독행기업으로 평가했다.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을 시장에서 제거하면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CJ헬로는 CJ그룹이 가진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묶은 요금제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서의 경쟁을 넘어 통신사들을 위협하곤 했다. 한때 누적적자 1000억원을 넘길 정도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사업을 키워왔다. 그 결과가 다른 알뜰폰 경쟁사보다 월등히 높은 ARPU와 가입자 규모이다.

이같은 CJ헬로가 통신사 자회사가 될 경우 알뜰폰 시장의 혁신적 경쟁을 주도하는 사업자가 사라질 수 있게 된다. 아무래도 통신사 자회사가 본진을 위협하는 요금제를 내놓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CJ헬로와 통신사 자회사를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경쟁을 주도할만한 규모있는 사업자는 없다. 통신사 자회사를 제외한 알뜰폰 사업자들의 사업의지가 약해지고 더 나아가 매각을 통한 출구전략을 마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일하다시피한 정부의 통신요금 경쟁정책의 붕괴로 이어질수도 있는 것이다.

3년전 공정위의 불허 결정으로 당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정통부)는 심사를 진행하지도 못했지만 당시 합병은 허가하되 알뜰폰 부문은 재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이 고려됐기 때문이다. 공정위 역시 이통사의 인수 자체를 문제삼은 바 있다.

여기에 CJ헬로는 KT와 SK텔레콤과 도매제공 계약을 맺고 있다. 정부가 의무제공사업자 SK텔레콤의 도매대가를 인하시키면 KT도 인하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임을 감안할 때 KT와 SK텔레콤이 경쟁사인 LG유플러스를 지원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SK텔레콤과 KT 역시 같은 이유로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 사업을 가져가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때문에 당시와 같은 결정이 나거나, 아니면 알뜰폰 사업부문은 제외하고 인수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CJ그룹에서 알뜰폰 사업의 향방을 결정해야 한다. 매각으로 방향을 잡을 수도 있고 CJ가 가진 콘텐츠를 묶어 다시 한 번 경쟁을 주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 경우의 수도 존재한다. 3년전에는 이동전화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었고 지금은 여전히 시장 3위인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가 이동전화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결정이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에 있어 알뜰폰 사업부문을 제외하는 것은 현시점에서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3년전에는 대상이 1위 SK텔레콤이었고 지금은 3위 사업자로서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논리다.

다만, 아직은 정부나 LG유플러스 및 SK텔레콤 KT 모두 심사 초기단계여서 본격적인 발언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앞으로 CJ헬로의 알뜰폰 사업부문에 대한 토론회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통신사의 케이블TV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통신3사 모두 찬성하지만 알뜰폰에 대해서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KT간 대결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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