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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 매각을 통해 CJ ENM이 얻을수 있는 것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CJ ENM은 최근 CJ헬로 지분 매각과 관련한 조회 공시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및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매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조만간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통해 유료방송 플랫폼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 모바일 및 결합상품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 등을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CJ ENM은 CJ헬로 지분 매각을 통해 어떤 효과를 노리고 있을까.

메리츠종금증권의 정지수 연구원은 CJ ENM에 대해 “CJ헬로 매각 관련 불확실성 제거와 유입되는 현금을 통한 글로벌 콘텐츠 사업 집중으로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CJ ENM 주가는 7일 4%, 8일 1.94%, 11일 1.29% 상승했다.

하지만 가진 것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콘텐츠 투자를 위한 자금확보 이외에 CJ ENM이 얻을 것은 많지 않다. 오히려 방송 플랫폼 및 유선사업 포기로 잃을 수 있는 것이 많아질 수 있다. 때문에 LG유플러스와 협상을 통해 콘텐츠와 홈쇼핑 등 핵심사업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 업계에서는 태광이나 현대백화점 그룹과 비교하면 방송 플랫폼 사업에 대한 CJ그룹의 의지는 높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안정적인 사업구조에 네트워크 투자나 지역 SO 인수합병, 알뜰폰 사업 등에 가장 적극적이었다는 점에서 의지가 적다는 분석은 의외일 수 있다. 이는 플랫폼 자체의 비즈니스 역할도 존재하지만 ENM 콘텐츠나 오쇼핑 채널 경쟁력을 담보하기 위한 안전장치 역할이 CJ헬로에게 부여됐기 때문이다.

실제 CJ그룹은 2016년 SK텔레콤에 CJ헬로를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SK와의 빅딜의 전제조건으로 ENM과 오쇼핑 사업의 보호 방안 마련을 꼽았었다. 케이블 업계 1위 플랫폼인 CJ헬로라는 보호막이 사라질 경우 홈쇼핑 번호 및 송출수수료, 채널 확보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CJ기획팀이 2015년 작성한 '플랫폼 BIG PICTURE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에 CJ헬로 매각시 전제조건으로 ENM 전 채널에 대한 편성권 및 오쇼핑에 대한 S급 채널 번호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당시 CJ그룹은 tvN이나 MNET, OCN 등 인기 채널을 제외한 취약채널군은 낮은 대역 번호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커버리지 방어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베이직 수신료 협상에 대한 전략적 공조도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ENM에 유리한 조건으로 선계약한 후 다른 IPTV나 MSO에게 레퍼런스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오쇼핑에 대해서는 S급 채널 번호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CJ그룹은 홈쇼핑 사업은 S급 채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매출이 약 30%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빅딜시 5년 이상 S급 채널 번호를 유지하는 계약을 조항에 삽입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아울러 홈쇼핑 송출 수수료 협상에 대한 전략적 공조강화도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가입자가 가장 많은 KT와의 송출수수료 협상력 강화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정립해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매각 대상자가 SK텔레콤에서 LG유플러스로 바뀌었지만 이같은 전략의 기본틀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의 IPTV와 CJ헬로 가입자를 더하면 813만명이다. KT 864만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수준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영향력 행사가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또한 향후 LG유플러스와의 콘텐츠 협력 방안도 관심을 모을 예정이다. 3년전 SK텔레콤은 합병 이후 1년간 총 3200억원의 콘텐츠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최근 방송시장의 주요 경쟁 트랜드로 자리잡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해 CJ와 LG가 협력을 진행할 것인지도 향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CJ ENM은 SK텔레콤, 지상파 방송 3사, JTBC 등과 토종OTT 플랫폼 출범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SK텔레콤+지상파3사로 귀결됐다. 현상황에서 CJ ENM이 SK텔레콤, 지상파 진영에 참여할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LG유플러스와 CJ ENM의 OTT 협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다만, 향후 KT가 독자적으로 OTT 플랫폼 구축에 나서게 될 경우 시너지를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CJ ENM의 신중한 접근이 예상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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