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아는 사람만 안다는 쇼핑몰이 있다. 허가 받은 회원들에게만 상품을 판매하는 폐쇄형 쇼핑몰이다.
공개된 오픈마켓 등지에서 거래되는 상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재고처리 등에 활용되는 경우에는 도매가 이하로 가격이 매겨지기도 한다. 통상 유통 규모가 크지 않아 오픈마켓 등 기존 전자상거래 업계와 별도 시장으로 본다.
중고나라를 운영하는 큐딜리온(대표 이승우)도 지난해 네이버 밴드를 활용한 '비밀의공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름을 검색해도 밴드가 나오지 않는다. 기존 회원의 초대를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야금야금 입소문을 타고 현재 회원수 10만명을 넘겼다.
인기 요인은 가격이다. 시중가 대비 보통 40%, 최고 95%까지 저렴하다. 상품엔 문제가 없지만 말 못할 사연이 있는 업체들이 주로 찾는다. 날씨나 기후처럼 예상치 못한 이유로 재고를 떠안게 된 사연도 있다. 이럴 경우 본사 가격 정책 등과 어긋나지 않게 조용히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폐쇄몰을 활용한다.
현재는 적당한 판로를 찾지 못하는 업체나 프로모션 용도 등 다양한 목적의 상품이 공급되고 있다. 한정수량만 공급되기 때문에 순식간에 제품이 동난다.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기 50대, 포항 붉은대게 330세트가 2시간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다른 폐쇄형 쇼핑몰에 비해 차별화된 요인이 한 가지 더 있다. 상품을 소개하는 MJ(Multi Jockey) 시스템이다. 홈쇼핑 쇼호스트와 유사하지만 상품기획(MD)부터 사후 관리, 홍보 콘텐츠 제작까지 모두 도맡아서 진행해 ‘멀티’ 자키다.
수익은 상품이 팔리는 만큼 배분받는다. MJ 개개인이 개인사업자나 마찬가지다. MJ가 소개 영상 콘텐츠를 공개하고 일정 수량 소비자 수요가 확인되면 본격적으로 제품 판매에 들어간다. 전직 큐딜리온 직원 출신 MJ도 있다. 서비스 초기 상품을 소개할 인력이 없어 시작했지만 적성에 맞자 큐딜리온을 퇴사하고 전업 MJ로 나섰다.
MJ 콘텐츠의 매력은 ‘날 것’의 묘미다. 조명, 스튜디오, 영상장비도 필요 없다. 영상 녹화는 스마트폰으로, 촬영은 집이나 사무실에서 진행한다. 전기매트 성능을 보여주겠다며 벌렁 드러눕는다. 포장 완성도를 보여준다며 과메기가 든 스티로폼 박스를 냅다 집어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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