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구오하이빈 액토즈소프트 대표(38)<사진>. 그가 대표직에 오른 지 두 달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바일 사업의 부진과 기존 게임들의 매출 감소 그리고 수년전부터 이어온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의 미르의전설2(미르2) 지식재산(IP) 분쟁이 극에 달한 시기와 맞물려 취임 이후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려있다. 액토즈소프트는 중국 샨다게임즈의 자회사다.
구오 대표는 2003년 중국에서 미니게임넷을 설립해 일찍이 성공한 사업가로 이름을 알렸다. 네덜란드 스필게임즈에 회사를 매각한 뒤 다시 웹게임을 운영하는 2366사이트를 설립해 중국 3대 웹게임 매체로 꼽히는 등 또 다시 성공을 일궜다. 치후360 게임사업을 총괄했고 제4차 중국창작웹게임미팅(China Origin WebGame Summit)에서 올해의 10대 인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가 1세대 중견 개발사인 액토즈소프트의 옛 영광을 되찾아 또 하나의 성공 스토리를 쓸 것인지, 성공가도를 달려온 그의 이력에 오점을 남길지 이후 행보가 주목된다.
23일 구오하이빈 대표는 서초동에 위치한 한정식집에서 기자단과의 오찬자리를 가졌다. 가벼운 상견례 자리로 봐 달라는 게 회사 입장이었으나 이를 보는 미디어들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실적 개선에 대한 계획과 함께 위메이드와 IP 분쟁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미디어의 이목이 집중됐다.
◆‘e스포츠 플랫폼’ 띄운다…세계적 브랜드 준비=구오하이빈 대표는 올해 사업 계획과 관련해 “e스포츠 플랫폼 사업을 하려고 한다. WCG(월드사이버게임스)와 같은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글로벌 대회를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인기 종목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에서 실력 있는 팀이나 사람들과 협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오는 4월께 관련 계획을 공개할 간담회 개최도 고려하고 있다. 투자금에 대해선 “샨다게임즈에 지원을 받지 않고 자체 부담한다”고 분명히 했다.
구오 대표는 “e스포츠와 관련된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도 하나의 IP(지식재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중국에도 e스포츠를 좋아하는 유저가 많고 세계적으로도 좋아하는 유저들이 늘어나고 있어 사업 진출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모바일게임 사업과 관련해 구오 대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3개 정도 퀄리티(품질)가 높은 작품에 집중해서 진행하는 걸로 생각한다”며 “조율 중이나 연합 개발과 퍼블리싱 모델을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미르2 IP 분쟁’ 제자리걸음 전망=구오 대표는 위메이드와의 해묵은 미르2 IP 분쟁을 끝낼 수 있을까. 그러나 구오 대표는 기존과 다르지 않은 입장을 보였다. 조만간 양사 대치 상황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 쉽게 예상이 가능하다.
액토즈소프트 모회사 샨다게임즈는 올해 9월 미르2 IP 사용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다. 위메이드의 재계약 의사가 중요한데, 지금의 분쟁 상황이라면 재계약이 진행될 리 만무하다.
구오 대표는 “샨다게임즈만큼 미르에 대해 잘 아는 회사가 없다. 샨다가 연 500억원씩(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 로열티 합산) 벌어다주고 있는데 그 대안이 있는 묻고 싶다”라고 재계약을 독촉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서면 질의답변을 통해 “단순 퍼블리셔인 샨다가 불법적으로 웹게임, 불법사설서버에 라이선스를 주고 그 라이선스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재계약을 할 수 있나”라며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또 장 대표는 “500억이 정확하게 계산된 금액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감사를 하자고 해도 액토즈소프트는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재계약은 무의미하고, 위메이드에 맡겨 준다면 이 금액의 2배 이상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정말로 금액이 중요하다면 액토즈는 위메이드를 따라 오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에선 미르2 기반 웹게임이 성행 중이다. 위메이드는 샨다게임즈가 협의 없이 사업을 진행해 로열티를 제대로 정산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위메이드는 로열티를 받기 위해 수권계약 종료 통보를 하는 등 일련의 조치에 나섰으나 같은 IP 권리를 가진 액토즈소프트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액토즈소프트가 미르2 웹게임 로열티를 받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받으려는 의지가 없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구오 대표는 “공문 통해서 샨다게임즈에 사실확인을 하고 있다. 정리되는 대로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관련해 장현국 대표는 “1년이 넘었다. 샨다도 주식회사로 매년 결산도 하는 회사다. 하루도 안 걸리는 일을 1년 동안 하고 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라며 구오 대표의 답변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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