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할인 이벤트로 매출을 확보한 뒤 서비스 종료를 공지하는 이른바 ‘치고 빠지기’식의 모바일게임 운영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업계 내 이 같은 실태가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5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모바일게임 이용 중 할인 프로모션 등의 이벤트가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비스 종료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 300명 가운데 115명이 답해 38.3%의 응답률을 보였다.
이벤트 실시 후 1~10일 이내에 서비스 종료 안내를 받은 이용자는 34.8%(40명), 11~20일 이내는 27.0%(31명), 21~30일 이내 20.9%(24명), 31일~40일 이내 9.6%(11명), 41일 이상 경과 후 7.8%(9명) 순으로 나타났다. 결과를 보면 이벤트가 끝나고 곧바로 서비스 종료 공지를 내건 업체들의 비중이 높다. 서비스 종료 전 최대한 매출을 올리겠다는 의도가 뻔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서비스 종료 전 이벤트를 통해 유료 아이템을 구매한 이용자는 115명 가운데 67명이다. 58.5%의 상당히 높은 비중이 나왔다.
이는 게임 운영업체 측이 이벤트를 통해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종료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이용자들은 기존 이벤트보다 혜택이 많은 까닭에 충분히 아이템 구매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운영 행태는 중국산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는 소규모 업체들한테서 자주 볼 수 있다.
업체 관계자는 “5000만원선에서 게임 하나 들여와서 단순 한글화를 한다. 광고비 부담이 적은 새벽시간대 포털 광고로 이용자들을 확보했다가 매출을 올린 뒤 서비스를 접고 게임을 또 들여온다”고 전했다.
게임업계 내에서 이 같은 일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국내에서 웹게임이 크게 유행했을 당시 흔히 볼 수 있었던 운영 방식이다.
당시엔 판권 확보 비용이 저렴한 중국산 웹게임을 들여와 매출을 확보한 뒤 다음 게임을 들여오는 식의 업태가 되풀이됐다. 이 때문에 국산 웹게임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았고 지금은 중국산 웹게임이 국내 시장을 점령했다. 나만 잘되면 된다는 식의 ‘한탕주의’가 낳은 폐해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용자는 물론 업계도 피해의 당사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