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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A2016’ 화두로 ‘애플 vs. FBI 논쟁, 암호화’ 부상

[현장중계/RSA2016]

- RSA·MS·인텔시큐리티·암호학자 등 FBI 요청 위험성 지적, 암호화 약화 반대 입장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애플과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아이폰 잠금 해제’ 문제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보안 컨퍼런스 ‘RSA2016’에서 화두에 올랐다.

1일(현지시간) 나온 모든 기조연설자들과 암호 패널 참석자들은 모두 ‘애플’과 ‘FBI’, ‘암호화’를 거론하며 최근 이어지는 ‘국가 안보와 사생활 보호’ 논쟁에 대한 견해와 입장을 밝혔다.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인 이들 대부분은 FBI와 미국 법원의 아이폰 잠금 해제 명령을 거부한 애플의 방침에 지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구글, 페이스북 등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식적으로 애플의 방침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고, 보안업계와 관련전문가들도 애플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달 “미국 정부는 우리 고객의 보안을 위협하는 전례 없는 단계를 취할 것을 애플에 요구했다”며 “우리는 법적 문제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는 이 명령을 거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애플은 FBI의 요청을 아이폰에 ‘백도어’와 보안 우회장치를 만들라는 위험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첫 기조연설자로 나선 아밋 요란 RSA(EMC 보안사업부) 대표는 “암호화 약화는 잘못된 것으로 법 집행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공공 부문이 민간의 보안 노력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주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요란 대표는 “암호화를 약화하면 테러리스트(bad guy)가 우리에게 이를 역이용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강력한 암호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어진 기조연설에서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법률책임자(CLO) 역시 “보안에서 암호화보다 더 중요한 기술은 없다”고 강조했다.

스미스 CLO는 “지옥으로 가는 경로는 백도어(뒷문)에서 시작한다”며 “우리는 암호화 기술이 강력하게 남아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애플의 방침을 지지하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후 법 집행기관에서 14건 수사요청을 받았으며, 적법한 법 절차를 확인해 평균 30분 안에 응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안은 불법적인 요청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다”며 합법적인 절차와 더불어 기업의 정보공개에 대한 투명성을 강조하고 “새로운 기술에는 그에 맞는 법이 필요하다. 감시활동과 프라이버시 보호에 적합하게 법과 제도를 개선시켜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크리스 영 인텔시큐리티 수석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직접적으로 ‘애플’이나 ‘FBI’, ‘암호화’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애플의 방침에 공감하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는 “강력한 보안은 우리 산업에서 중요하다”면서 “서로 지지하고 가르치며 법집행 요구에 대한 균형을 갖는 것이 우리 책임의 일부”라고 말했다.

이어진 암호학자 패널토론에 나온 전문가들은 대부분 FBI의 요청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엇갈린 의견도 나왔다.

RSA의 ‘R’인 론 리베스트 MIT 교수는 “FBI의 요구의 가장 큰 문제는 ‘숨 막히게 만드는 범위(breathtaking scope)’라며 ”사건에 연루됐건 안됐건 간에 누구에게라도 협조를 요청할 수 있는 잠재적인 권한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FBI는 정말로 부적절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마틴 헬만 스탠포드 대학 교수 겸 공개키 암호 발명가는 “FBI가 좌절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FBI 국장) 짐 코미는 잘못했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막시 마린스파이크 오픈위스퍼시스템스 창업자는 “실제 법 집행은 어려울 것으로 확신한다”며 “FBI의 요구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요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에 RSA의 'S'인 아디 샤미르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연구소 컴퓨터과학 교수는 “전세계 모든 휴대폰에 백도어를 심을 수는 없다”면서 “애플이 아이폰 OS에 백도어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실수한 것”이라며 다른 입장을 취했다.

이어 그는 “애플이 FBI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더 나은 테스트 사례를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애플과 FBI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실시한 청문회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에 앞서 지난 달 29일 뉴욕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은 애플이 FBI의 협조 요청에 응할 의무가 없다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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