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수 벗어나 적극적인 해외진출 이어져
- ‘차이나머니’ 파고 몰려올 듯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중국 IT 기업의 약진은 더 이상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관건은 그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치느냐다. 실제로 작년 9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마윈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알리바바’가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것을 두고 중국의 힘을 경이롭게 바라보는 시선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구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인터넷 기업이 됐고 아마존과 이베이를 합친 것보다 더 큰 시가총액(2633억달러)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알리바바가 더 큰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해외진출이 필수적이다.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 사업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마윈 회장은 작년 12월 29일 경영전략 회의에서 삼성전자를 언급하며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매출의 40% 이상을 해외에서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이는 다른 중국 업체도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샤오미’만 하더라도 짧은 시간 안에 고속성장을 이뤘지만 집밖 경쟁은 쉽지 않은 모양새다. 특허로 인해 수출길이 막히거나 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고 올해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IT 기업의 해외진출은 정부의 안정적 성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산업구조 변화와도 관련이 깊다. 고속성장에서 중고속 성장으로의 전환이 이뤄지면서 효율과 질을 높이려는 시도라고 봐야 한다. 이런 문제는 단시간 내에 해결이 어렵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시간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예컨대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창홍, 콩카, 하이얼로 대표되는 중국 6대 TV 업체가 일본 TV 브랜드를 라이선스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 브랜드가 충분히 농익을 때까지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다.
다른 방향에서는 해외기업에 대한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에 진출하고 있으며 의류, 의료분야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적으로는 정부 주도의 IT 산업에 대한 투자와 창업육성에 적극적이다.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촌’은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를 비롯해 HP와 델을 제치고 세계 최대 PC 기업으로 올라선 레노버, 거침없는 기세로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샤오미 등을 배출했다.
스타트업은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할 예정인 칭화홀딩스의 경우 대표적인 ‘교판기업’이다. 교판기업은 대학이 자체적으로 출자, 설립한 기업 중 첨단산업 분야에 특화된 대학 기업을 말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학내 스타트업이라고 보면 된다. 그동안 교판기업은 적지 않은 착오와 경영적 문제를 드러냈으나 경험이 쌓이면서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의 관심을 받는 곳이 많다.
업계에서는 올해 중구 IT 기업이 해외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원년으로 보고 있다. 더 이상 내수만 가지고는 고속성장이 어렵고 알리바바처럼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어 ‘차이나머니’를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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