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인 제일모직은 IT신소재 기업으로 완벽한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해 9월, 제일모직의 패션사업 부문이 삼성에버랜드로 이관이 결정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줄곧 이같은 제일모직의 변신에 초점이 맞춰졌다.
화학, IT신소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삼성그룹내 차세대 신소재 부문의 이끌 핵심 계열사로의 위치를 차지하는 것. 현재 이같은 삼성그룹 내 소재 분야의 주도 기업은 삼성전자를 포함해 제일모직, 삼성SDI, 삼성정밀화학 등이 꼽힌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제일모직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중순이후부터 하락세를 면치못했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향후 사업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게 이유. 일부 증권사들은 10만원대 이상으로 예측했던 제일모직의 목표주가를 8만원대 중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13일 종가는 전일대비 2100원(3.34%)오른 6만5000원으로 반등하는데 성공했지만 지난 12일에는 6만2900원으로 연중 최저치,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체감지수는 여전히 냉랭하다.
주가가 모든 상황을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삼성그룹의 사업구조개편 당시 차세대 IT신소재 사업을 이끌어갈 핵심 회사라는 청사진이 제시된 상황과 비교하면 주가는 증시전문가들도 예상치못한 민망한 반전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 일각에선 제일모직 사업 외적인 부문에서 주가하락을 찾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 분석들중 하나가 '이서현 효과'의 증발이다.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사장은 지난해 12월초 삼성 임원인사에서 에버랜드 패션 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지난해 4분기, 삼성SDS와 삼성SNS의 합병,제일모직 패션사업의 삼성에번랜드로의 이관, 삼성에버랜드의 식자재사업 물적분할 등 삼성그룹의 3세 경영승계와 관련한 사업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쏟아졌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삼성전자(이재용 부회장), 호텔신라(이부진 사장), 제일모직과 제일기획(이서현 사장)등 계열사의 주가도 동시에 주목을 받았다. 3세 경영승계 과정이라는 민감한 상황인 만큼 이들 회사의 주가가 3남매의 경영 능력치로 인식될 수 있다는 논리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서현 효과의 증발은 논리적으로 과도한 비약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제일모직의 주가가 부진한 것은 단지 실적이 좋지않기 때문일 뿐 그 이상의 해석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유사한 논리가 적용되고 있는 삼성SDI도 역시 지난해 3분기 20만원대까지 육박했던 주가가 15만원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개인의 이미지만으로 회사의 주가가 결정될 상황은 아니라는 것.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현재 11.63%를 가진 국민연금이다. 실제로 제일모직은 화학과 전자재료 등 주력사업의 부진으로 작년 4분기 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연결 기준 집계 이래 최초의 영업적자이다.
시장에선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제일모직을 포함한 삼성그룹내 소재 계열사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방산업의 매출전망 악화 여파가 소재 기업으로 전이된 상황이다. 구조적으로 본다면, 업황에 대한 극적인 반전은 당분간 여의치않아 보인다.
제일모직은 올해 1월, 조남성 대표가 공식 취임한 이후 IT신소재 사업에 집중하기위한 1조8000억원대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재조정하고 있다. 무리하게 투자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보다는 상황을 좀 더 신중하고 유연하게 보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기대했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규소재 매출은 하반기로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시장 상황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제일모직에 대한 삼성그룹의 로드맵은 분명해 보인다. 13일 주가가 크게 반등한 것도 제일모직의 사명변경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여기에 추가로 케미칼 또는 전자재료 사업부문을 분리해 삼성정밀화학 등 다른 계열사와 합병할 것이라는 루머가 더해진 결과다.
한편 제일모직의 사명변경 가능성은 다소 유보적인 상황이다. 회사측은 “현재 사명 변경과 관련한 구체적인 검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결국 제일모직이 예전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전방산업의 활황과 실적개선, 신소재 부문에 역량 집중이란 선순환 구조의 정착이 필요한데 이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와관련 전문가들은 시기적으로 올 하반기쯤 의미있는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지만 여전히 조심스럽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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