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16개 경찰청 초고속 광대역 정보통신망 구축(일명 유선통합망) 사업에서 국산 전송장비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입찰을 마감하고 5년간 통신망 구축·운용을 담당할 회선사업자를 선정한 제주특별자치도지방경찰청과 충청남도지방경찰청의 새로운 유선통합망에 국산 MSPP 장비 도입이 결정됐다. 이달 중 사업자를 선정할 전라북도지방경찰청, 서울특별시지방경찰청 사업에도 통신사업자들이 국산 MSPP 제안을 추진하고 있어, 국산 전송장비 도입이 확산될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가장 먼저 사업을 발주한 제주경찰청은 새로운 통합망 사업자로 SK텔레콤을 선정했다. SK텔레콤은 MSPP 장비로 텔레필드의 장비를 제안했다.
11일 입찰이 마감된 충남경찰청 사업을 수주한 KT도 MSPP 장비로 코위버 장비를 제안했다.
경찰청 유선통합망 사업은 전국의 16개 지방경찰청과 경찰서, 지구대, 치안센터, 교통센터 등이 활용하는 정보통신망을 구축, 고도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모든 지방경찰청이 기존 회선사업자인 KT와 통합망 계약 만료시점이 도래해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대역폭 증가 등 통신망 고도화뿐만 아니라 사이버침해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망 보안성 강화에도 크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이유로 사업 본격화 이전부터 통신망 보안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번 사업에 국산 장비가 대거 구축, 활용될 것이란 국내 업계의 기대감은 초기부터 있었다.
대표적인 공공 회선임대 사업으로 꼽히는 이번 통합망 사업에서 국산 장비 확산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은 서울경찰청과 경기지방경찰청의 선정결과가 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서울경찰청과 경기지방경찰청은 KT 회선에 외산 MSPP 장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경찰청은 사업자들이 모두 국산 장비를 제안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상황이어서 앞으로 업계의 이목은 앞으로 발주될 경기경찰청 사업에 쏠릴 곳으로 예상된다.
최근 사전규격을 공개한 울산지방경찰청과 강원지방경찰청을 비롯해 10여개 지방경찰청들은 내달이나 늦어도 4월 안에는 모두 관련사업을 모두 발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찰청 사업에 외산이 강세를 나타내온 신기술인 캐리어이더넷(PTN)이 아닌 MSPP 방식을 명기하고 국산 장비 도입 움직임이 활발해진 주된 요인으로는 보안성과 안정성, 경제성을 모두 만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관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MSPP를 뛰어넘는 차세대 신기술인 캐리어이더넷이 재작년 말부터 크게 부각됐지만, 아직은 장비 운용 안정성면에서 검증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 도입했던 전북도청, 경기도청 등 공공망이나 통신사 망에서 시범운용 중인 외산 캐리어이더넷 장비에서 서비스 장애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킨 일이 업계에 알려져 있다.
한 국산 장비업체 임원은 “국내 통신사나 은행, 공공기관에 외산 통신·네트워크 장비 선호 성향이 만연하지만, 검증된 국산장비를 사용하면 경제성과 안정성뿐만 아니라 보안성까지 만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통합망 사업에는 MSPP 외에도 L2 스위치와 보안 장비도 주로 국산 제품 도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L3 스위치의 경우에는 제주·충남경찰청 모두 외산을 선정, 시스코와 주니퍼네트웍스 제품이 구축될 전망이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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