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1730년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조선시대 대형 불화(佛畫)가 해외로 반출된 지 100여년만에 국내 반환됐다.
이번 문화재 반환 과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리그오브레전드’를 서비스 중인 라이엇게임즈의 지원이 보탬이 됐다는 것이다. 라이엇게임즈의 기부금 3억원이 우리 문화재를 소장 중인 미국 박물관의 운영 기금으로 지원되면서 반환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문화재지킴이’ 활동 중인 라이엇게임즈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다. 국내 문화재 반환에 외국계 기업이 지원한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7일 라이엇게임즈(www.leaguesoflegends.co.kr 한국대표 겸 해외사업 총괄 매니징 디렉터 오진호)는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 사진실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 및 문화재청(문화재청장 나선화)과 함께 문화재 반환에 대한 기자설명회를 가졌다.
반환 대상 유물은 조선시대 불화 ‘석가 삼존도(Korean Sakyamuni Triad Painting)’로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 소재의 ‘허미티지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던 문화재다.
해당 불화는 1730년대 작품으로 추정되며 가로 세로 길이 3미터가 넘는 비단에 석가모니 등 불교를 상징하는 여러 인물이 채색된 것이 특징이다. 조선불화로서 비교적 규모가 크고 석가모니의 전면에 10대 제자로 알려진 ‘아난 존자’와 ‘가섭 존자’가 배치돼 있는 등 현존 불화 중 도상의 배치가 희소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게 문화재재단 측의 설명이다.
해당 문화재는 일제강점기 당시 반출된 후 뉴욕에서 진행된 경매를 통해 미국 박물관 측이 인수해 지금까지 보관해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불화 소재를 파악하고 현지 조사 등 문화재청과의 노력 끝에 반환이 결실을 맺게 됐다. 라이엇게임즈는 박물관 운영 기금과 반환 관련 비용 일체를 지원했다.
이승현 라이엇게임즈 대외 및 운영․서비스 총괄 상무는 “한국 문화유산을 위한 플레이어 분들의 후원 하나 하나를 모아서 이와 같이 큰 성과를 발표드릴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지하기 위한 사회환원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라이엇게임즈는 문화재청과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협약을 맺은 후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문화재 반환엔 라이엇게임즈가 기부한 총 6억원의 후원금 중 일부가 쓰였다.
한편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불화의 관리 및 전시 활용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상기관을 선정, 기증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