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
“광랜은 무슨... 아파트랜이지···”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06-03-30 16:47:32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 단독·공동주택 ‘광랜’ 보급 미루고 있어
‘7만 9598명’ 지난 한 달 동안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들이 모집한 ‘광랜’ 가입자 숫자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들이 대대적인 ‘광랜’ 선전에 나서며 가입자를 경쟁적으로 끌어 모으고 있지만, 실제 광랜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이 아파트에 한정돼 있고 이마저도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광랜’이 아니라 ‘아파트랜’이라고 선전하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통신사업자들이 제공하고 있는 KT의 ‘엔토피아’, 하나로텔레콤 ‘하나포스 광랜’, 파워콤의 ‘엑스피드 광랜’ 서비스는 사실상 아파트 지역에서만 가능한 상태이고, 파워콤은 아파트 지역 중 약 62%, 하나로텔레콤은 36%, KT측은 파악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파워콤측은 지난해 말부터 ‘광랜’ 돌풍을 만들어내며 올해 아파트 커버리지의 93%까지 확대하고, 단독 및 주택지역에서도 광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혀왔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광속 특권’을 강조하면서도 케이블모뎀 서비스인 ‘엑스피드 프라임’ 가입자를 유치한 숫자가 전체 39만 중 25만명으로 2배가량 많은 상태다. 이에 대해 파워콤 관계자는 “광랜을 수용할 수 있는 지역이 60%대에 불과해 케이블모뎀 가입자를 많이 모으게 됐다”며, 주택용 광랜 도입계획에 대해서도 “지난해 주택 및 공동주택용 광랜 장비로 개발했던 옥외용 광랜 솔루션을 최근 PON 방식의 광랜 솔루션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를 하게 되면서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향후 네트워크와 시스템의 효율성·경제성·편의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 시범서비스와 안정화 단계를 거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구체적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단독·공동주택을 대상으로 100M급 광랜 시험서비스를 마친 하나로텔레콤도 단독·공동주택용 광랜 서비스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구체적 보급 계획은 나와 있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유사 FTTH 서비스를 통해 주거형태의 제약 없이 단독·공동주택에도 100M급 광랜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며 “일단 올해 말까지 아파트 지역의 광랜 전국 확대와 함께 단독·공동주택 지역에도 해당 인프라를 확충해 100M급 서비스를 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KT 관계자는 “KT가 하나로텔레콤이나 파워콤과 달리 전국적인 커버리지를 갖고 있어 광랜 서비스인 엔토피아 커버리지를 규정하기 어렵다”며 “아직 공개할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주택 지역에서도 일부 엔토피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통신사업자들이 광랜 보급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복 투자 문제와 투자대비 효율성 등을 꼽고 있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SO의 저가 인터넷 공세에 밀려 통신사업자들이 광랜을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VDSL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요금을 받아야 한다”며 “또, 전부 광랜으로 전환시킬 경우 기존 통신사업자들이 보유한 xDSL망이나 HFC망을 놀려야 하는 것도 부담”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KT가 파워콤이나 하나로텔레콤처럼 광랜 홍보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550만명에 이르는 xDSL 가입자 때문”이라며 “VDSL용 모뎀을 무료로 배포하며 ADSL 가입자들을 VDSL로 전환시킨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광랜을 홍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결국, 광랜이 통신사업자에게 먹지 않을 수도 먹을 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 노릇을 하면서 이래저래 소비자들만 ‘광랜’으로 골탕을 먹고 있는 실정이다. <김태진 기자> ji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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