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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부 탄 인텔 CEO 구조조정 칼 뺐다…1분기 실적 선방 '새로운 인텔' 천명'

[소부장반차장] ‘실행·효율·현장복귀’ 3대 키워드로 조직 대수술

립부탄(Lip-Bu Tan) 인텔 CEO [사진=인텔]
립부탄(Lip-Bu Tan) 인텔 CEO [사진=인텔]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립부 탄(Lip-Bu Tan)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체질 개선을 위한 전면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복잡한 조직 구조와 비효율적 관행을 없애고 ‘새로운 인텔’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인텔(대표 립부 탄)은 올 1분기 매출 12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월가 추정치였던 125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다만, GAAP(일반회계기준) 기준 순손실은 8억2100만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순손실 2억3000만달러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반면, 비GAAP 기준 영업이익은 6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2분기 가이던스는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인텔은 2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112억~124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추정치였던 127억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실적 발표 직후 인텔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 이상 하락했다.

립부 탄 CEO는 “이번 분기는 올바른 방향을 향한 첫걸음이지만, 인텔의 시장 지위 회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단기간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며, “혁신과 민첩성을 질식시키는 관료주의를 없애고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데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 지속 가능한 인텔을 만들기 위해 모든 전열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조직 슬림화를 통한 효율 개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경영진 구조 재편을 단행했고, 향후 수 개월간 인력 감축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인텔은 구체적인 감원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최대 2만명 규모, 전체 인력의 20%에 해당하는 대규모 감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추정이다. 앞서 인텔은 지난해 8월 전체 인력의 15%인 1만5천명을 감축한 바 있다.

비용 측면에서도 강도 높은 감축안이 제시됐다. 인텔은 기존 2025년 비GAAP 기준 영업비용 목표를 175억달러에서 170억달러로 낮췄고, 2026년에는 160억달러까지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는 연구개발(R&D), 마케팅, 일반관리비(MG&A)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따른 구조조정 비용은 향후 반영될 예정이다.

설비투자도 조정됐다. 인텔은 미진한 건설 자산 활용도를 반영해 올해 총 설비투자(Gross Capex) 목표를 기존 200억달러에서 180억달러로 줄였다. 정부 보조금과 파트너 기여금을 감안한 순설비투자(Net Capex)는 80억~110억달러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존 팹(Fab) 및 파운드리 인프라에 대한 집중 투자를 유지하면서도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업 문화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고됐다. 인텔은 오는 9월부터 주4일 출근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회의 수와 참석자 축소, 불필요한 내부 행정업무 제거 등 운영 효율화도 병행된다. 탄 CEO는 앤디 그로브 전 회장이 도입하고, 팻 겔싱어 전 CEO가 부활시킨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을 다시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행보는 실적 개선의 필요성과도 무관치 않다. 인텔은 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과를 냈으나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며 보수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데이비드 진스너(David Zinsner) CFO는 “현재 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핵심 제품과 파운드리 사업에 집중하면서도 비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다시 한 번 이 산업의 아이콘을 재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며 “이번 변화는 경영학 교과서에 기록될 정도의 도전이며, 우리의 기술과 사람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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