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약 160미터에 이르는 골목 양쪽에 빽빽하게 들어선 서점 사이로 정겨운 헌책 냄새가 가득하다. 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오래된 가게들 속 익숙한 틱톡 로고가 눈에 띈다. 실제 서점으로 운영됐던 공간을 틱톡만의 책 콘텐츠로 채운 팝업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지난 4일 부산 중구 대표 명소인 보수동 책방 골목에 마련된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책방, 북톡(#BookTok) 팝업 스토어’를 찾았다. 틱톡은 이날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3개월간 북톡 프로젝트 일환으로 이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디지털 콘텐츠 발달에 따른 독서 인구가 감소하면서 책방 골목을 지키던 상점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에 틱톡은 보수동 책방 골목을 다시 살리기 위한 취지로 보수동책방상인회 및 부산시와 함께 손잡고 팝업 스토어를 기획했다.
이날 방문한 팝업 스토어에선 크게 ▲북톡 팝업 스토어 포토존 ▲‘책상 손님의 일기’ 작가 체험존 ▲‘틱톡 우체부’ 도서 배송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틱톡이 꾸민 공간답게 행사장 이벤트도 틱톡 플랫폼을 활용했다.
팝업 스토어 곳곳에 있는 포토존에서 촬영해 필수 해시태그와 위치태그인 #BookTok, #북톡팝업스토어와 함께 틱톡에 올리면 해당 사진을 인화해 준다. 이 포토존 이벤트에 참여하는 모든 방문객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북과 보수동 책방 골목 상품권, 북톡 볼펜 중 하나를 랜덤 증정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과정에서 보수동 책방 골목 상인들과 직접적인 상생 활동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선물로 얻게 되는 블라인드 북은 사전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몇 개 키워드만 가지고 내용을 유추해 원하는 책을 고르는 방식이다.
#자기개발, #심리학, #판타지, #소설 등 종류도 다양했는데 이들 해시태그는 보수동 책방 골목 가게 주인들이 추천한 내용들이다. 블라인드 북은 팝업 스토어 한켠에 자리한 공간에서 스티커 등 여러 재료를 활용해 장식할 수도 있다. 이렇게 꾸민 책은 직접 가져가거나 집 주소를 기재해 ‘틱톡 우체통’에 넣으면 배달 역시 가능하다.
또 다른 이벤트 선물인 도서 구매 상품권은 5000원 상당으로, 보수동 책방 골목 번영회 회원인 일부 서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상품권을 쓸 수 있는 서점은 확인하기 쉽도록 이번 틱톡 팝업 스토어 포스터가 벽마다 걸려 있다. 행사 기간은 내년 1월까지지만, 이 상품권 유효기간은 내년 4월30일이다. 책 구매에 쓰인 상품권들은 향후 틱톡 측에서 해당 서점에 돈으로 되돌려 준다.
틱톡은 단순히 팝업 스토어를 여는 데서 그치지 않고, 크리에이터를 통한 홍보에 힘을 쏟는다. 이날부터 오는 6일까지 부산광역시와 부산관광공사가 주최 및 주관하는 ‘월드 크리에이터 페스티벌 @부산’에 참가하는 틱톡 크리에이터들은 이곳에 방문해 관련 콘텐츠를 만들게 된다.
이곳에서 충남서점을 운영하는 남명섭 보수동책방골목번영회장은 “틱톡이 팝업 스토어를 만들면서 골목이 더 밝아진 느낌”이라며 “덩달아 구경 오는 손님도 늘고 상품권으로 책을 구입할 수도 있으니 상인들로선 일석이조다. 이번 행사가 잘 돼서 몇 개월이 아니라 계속 틱톡과 협업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틱톡은 지난 2020년부터 전 세계 50개국 이상 국가에서 서평이나 독후감, 글쓰기 팁, 인기 소설 줄거리 재현 등 책과 관련된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BookTok 챌린지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 기준 #BookTok 해시태그 수는 1913억개에 달한다.
#BookTok 챌린지를 통해 출간된 지 오래됐거나 그간 조명받지 못한 책들이 다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한다. 일례로,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 애덤 실베라가 지난 2017년 출간한 ‘두사람다죽는다’는 북톡을 통해 조명받기 시작해 지난 4월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지난 2016년 출간된 콜린 후버 작가의 ‘우리가끝이야’는 지난해 북톡에 공유되며 400만부 이상 판매됐다. #BookTok 챌린지는 올해 한국에서도 처음으로 교보문고와 함께 지난 8월 한 달간 진행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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