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지난해 말부터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기존에는 모든 사용자가 '공짜'로 써볼 수 있는 무료 서비스가 열풍이었다면, 이제는 수익화까지 가능한 유료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를 선보인 기업들의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물론, 경쟁 기업들도 자사 서비스를 고도화해 유료 고객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각축전에 뛰어들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챗GPT 유료 고객을 대상으로 '달리3'을 출시할 예정이다.
달리(DALL-E)는 텍스트 프롬프트를 이미지로 변환해 주는 AI다. 오픈AI는 2021년 첫 달리를 출시했고, 지난해 4월 일부 기능을 보완한 달리2를 선보였다.
세 번째 버전인 '달리3'은 챗GPT와 통합돼 서비스된다.
사용자는 일일이 프롬프트에 명령을 입력하는 대신, 챗GPT에 작업을 명령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일상 속 사용하는 자연어로도 명령할 수 있다.
챗GPT에 "아들이 '해바라기 고슴도치'에 대해 이야기하던데, 그게 도대체 어떻게 생긴 거야?"라고 물어보면, 가시에 해바라기 꽃이 돋아난 고슴도치 일러스트레이션을 생성해주는 방식이다.
오픈AI는 "달리3은 10월 초 유료 고객에게 제공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무료 이용자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달리2를 무료 웹버전으로 공개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AI 이미지 생성 시장에서 유료 카드를 꺼내든 곳은 오픈AI 뿐만이 아니다. 달리를 따라 관련 시장에 뛰어든 미드저니와 스테이블디퓨전도 일정 무료 기능 이상을 사용할 시 요금을 매기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미드저니와 스테이블디퓨전의 서비스 운영 방식은 달리와 흡사하다. 프롬프트에 명령어를 넣고, 원하는 문장이나 단어를 조합해 이미지 생성을 요청하면 된다.
업계에서는 달리3 흥행에 따라 AI 서비스 전반에 걸쳐 유료 열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IT 전문 더버지는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서비스의 서막이 열렸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카카오 등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이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다만 글로벌 대비 후발주자에 속해 견줄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편 AI 이미지 생성 시장이 부흥하기 위해서는 저작권 이슈가 먼저 해소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드저니와 스테이블디퓨전의 경우 올 상반기 '저작권 침해' 소송에 휘말린 바 있다. 사라 앤더슨, 캘리 맥커넌, 칼라 오티즈 등 일부 아티스트들은 두 기업이 시스템을 훈련시키기 위해 자신들의 작품을 무단으로 복사했다고 주장했다.
오픈AI도 여러 소송을 직면하고 있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원작자 조지 R.R. 마틴과 유명 작가 17명은 오픈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AI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워싱턴DC 법원은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만든 예술 작품은 미국 법에 따라 저작권을 가질 수 없다고 판결했다"라며 "AI 이미지 생성에 대한 이해관계가 짙고, 저작권 문제에 대한 정의가 확립되지 않은 만큼 관련 사업에 대한 우려 사항이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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