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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아이, 호황속 작년 매출 9.6% 감소한 이유?··· “고수익 사업으로 재편”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작년 주요 보안기업들은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언택트) 문화 확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의 영향으로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았다.

주요 보안기업 대다수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상황이다. 하지만 시큐아이는 전년대비 매출이 9.6% 하락하며 정보보안 매출 상위 5개 기업 중 유일하게 매출이 줄었다.

31일 공시된 시큐아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시큐아이는 매출액 1077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1192억7000만원이었던 전년 매출대비 9.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3억7000만원으로 전년대비 32.3% 증가했다.

시큐아이는 ADT캡스 인포섹(구 SK인포섹), 안랩, 윈스, 이글루시큐리 등 매출 상위 5개 기업 모두 성장한 가운데 역성장인 만큼 기업 경쟁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매출 세부 내역을 살피면 경쟁력 악화보다는 볼륨만 차지해왔던 저수익 사업을 과감히 구조조정하는 등 체질 개선에 따른 것이다.

시큐아이의 매출은 ▲자체 솔루션 판매 ‘제품매출’ ▲타사 솔루션 판매 ‘상품매출’ ▲보안관제·유지보수와 같은 서비스 ‘용역매출’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상품매출은 작년 482억5000만원에서 185억원으로 61.6% 줄었다. 전체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이다. 반면 제품매출은 411억1000만원으로 13%, 용역매출은 481억원으로 38.8% 증가했다.

상품매출이 줄어든 것은 ‘못 팔아서’가 아니라 ‘안 팔아서’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판매를 하더라도 마진이 낮은 상품매출을 줄이고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매출과 용역매출을 키우는 수익 구조 재편을 했다는 것이 시큐아이 측 설명이다.

명분도 있다. 보안업계에서는 상품매출과 같이 해외 제품을 대신 판매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다. 국내 보안기업이 자체 기술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해외 솔루션을 들여옴으로써 보안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해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제품·용역매출에 집중한다는 것은 자체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도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10%에 가까운 매출 하락은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보안업계가 호황기를 맞은 국면에서의 하락이기에 더욱 뼈아프다.

시큐아이 관계자는 “올해는 운영기술(OT), 소프트웨어 정의 광대역 네트워크(SD-WAN) 등 신규 영역에 대한 보안 기능 지원과 클라우드 보안에 대한 확장을 통해 제품·용역 매출 확대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상품매출 하락을 제품·용역 매출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시큐아이는 금융권 내 재택근무 환경 증가에 따라 단말의 보안상태 점검과 차세대방화벽(NGF) 기능이 결합된 ‘블루맥스 NGF’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와이파이6(802.11ax) 환경을 지원하는 ‘블루맥스 WIPS’와 함께 유·무선 환경에 대한 종합 보안을 제공함으로써 국내 네트워크 보안 1위 업체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시큐아이는 지난 17일 주주총회를 통해 황기영 대표를 선임했다. 황 대표는 삼성전자 정보보호센터장, 삼성SDS 통합보안센터장을 역임한 보안전문가다. 작년 수익구조 재편으로 큰 변화가 있었던 이후 임명된 황 대표가 작년과 같은 기조를 이어갈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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