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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결산/통신①] 코로나19발 ‘언택트’ 속 탈통신 가속화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2020년을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단연 ‘코로나19’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감염병 확산은 통신업계까지 관통하고야 말았다. 올 한 해 통신3사는 코로나19로 울고 웃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비심리는 얼어붙고 5G 커버리지 확대를 위한 투자에는 제동이 걸렸다. 건물 내 5G 기지국(인빌딩) 구축 속도도 더뎌졌다. 해외로의 이동이 사실상 멈춰지면서, 로밍 매출은 바닥을 쳤다. 코로나19 확진자는 통신3사도 피해가지 못했다. 통신3사는 재택근무에 동참하면서, 유연한 근무방식으로의 근무환경 변화를 꾀해야만 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통신사에게 손을 내밀었다. 투자확대 요청에 화답한 통신3사는 3년간 25조원에 달하는 5G 인프라 투자를 발표했다. 여기에 더해 EBS 등 주요 교육사이트 데이터 비용을 무과금하고, 대구‧경북지역 이용자 전파사용료 감면,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 통신요금 1개월 이상 감면 등 조치를 취했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책으로 통신비 2만원 지원안을 실시했으나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재할당에 5G 투자 옵션을 부과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속 투자확대를 도모하고, 재할당대가를 통해 정보통신진흥기금‧방송통신발전기금을 확보하고, 5G 품질논란까지 잠재울 수 있는 묘안이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이용기간이 종료되는 3G‧LTE 등 주파수 총 310MHz폭에 대해 재할당대가를 산정했다. 정부는 당초 2022년말 기준 최대 15만 5G 기지국‧3조7000억원을 제시했으나 통신3사는 과도함 부담을 호소했다. 이에 로밍을 포함한 최대 12만 5G 기지국‧3조1700억원으로 조정됐다.

5G 품질논란은 계속됐다. 잦은 5G의 LTE 전환, 실내 불완전한 5G 접속 환경 등이 소비자 불만사항으로 꼽혔다. 이러한 가운데 과기정통부는 첫 번째 5G 품질평가를 실시했고 LTE보다 4배 빠른 속도, 주요시설 내 높은 접속률, 낮은 LTE 전환율 등을 발표했다. 측정모수를 5G 구축지역으로 한정해, 이용자 체감과 간극을 드러낸 결과라는 빈축을 샀다. 통신사별로 보면 SK텔레콤은 빠른 5G 다운로드 속도, KT는 낮은 LTE 전환율, LG유플러스는 전국 최다 5G 커버리지를 자랑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기회는 찾아왔다. 코로나19발 언택트(비대면) 시장이 커지면서, 통신3사는 우려와 달리 기대 이상 실적을 거뒀다. 통신3사는 1분기 주춤했으나, 언택트 트렌드에 발맞춰 실적에 청신호를 켰다. 지난해 5G 과열경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로부터 512억원 과징금을 부과받은 후, 불필요한 불법보조금 경쟁을 지양해 비용을 아낀 덕도 크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2020년 2분기 영업이익은 ▲3595억원 ▲3418억원 ▲23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1.4% ▲18.6% ▲59.2% 증가했다. 3분기의 경우 각각 ▲3615억원 ▲2924억원 ▲2512억원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전년동기대비 19.7%, 60.6% 급증했고 KT만 6.4%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수익개선을 이뤘다.

이와 함께 통신3사는 탈통신 전략을 가속화했다. ‘통신’ 딱지를 떼고 비통신분야로 외연을 넓히면서 기업 정체성 변화를 모색했다. SK텔레콤은 사명변경을 예고하고 ‘인공지능(AI) 빅테크’ 기업을 선언했다. 미디어, 보안, 커머스 영역에서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기며 가능성을 엿봤다. 우버가 투자한 티맵모빌리티는 오는 29일 출범을 앞두고 있다. KT는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 디지코)’를 공식화했다. 비통신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기업(B2B), AI‧디지털전환(DX)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 헬스, 보안, 교육, 광고, 콘텐츠, 데이터 사업 등 산재된 사업 조직을 모아 ‘신규사업추진부문’을 신설했다. 신임 황현식 사장이 신사업을 직접 맡으며,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한다.

통신사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이 계속 이끈다. 다만 박정호 사장은 그룹에서 승진해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직한다. SK텔레콤은 2G 종료에 성공했다. 가입자 감소와 장비 노후화로 서비스 유지가 어려워진 탓이다. 지난 7월27일 0시 서울을 마지막으로 SK텔레콤 2G 서비스는 모든 지역에서 중단됐다. SK텔레콤은 2G 가입자 대상 단말구매 및 요금할인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부 고객은 010으로 번호를 변경할 수 없다며, 대법원 상고와 함께 정부 상대 집회를 이어가기도 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수장이 바뀌었다. 지난 3월 황창규 KT 회장은 공식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고, 구현모 사장 체제로 진입했다. 구현모 사장은 1987년 한국통신 시절 평직원으로 입사한 정통 KT맨이다. 구 사장은 최고경영자(CEO) 경선에서 라이벌로 맞붙었던 박윤영 기업부문장을 사장으로 올려 ‘투톱 체계’를 완성했으나, 이번달 조직개편을 통해 박 사장을 내린 후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LG유플러스는 황현식 컨슈머사업총괄이 CEO에 올랐다. LG유플러스 최고 성과를 이끈 하현회 부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용퇴했다. 22년차 LG맨인 황현식 사장은 LG유플러스 내부인사로 CEO에 부임한 첫 역사를 썼다.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의 갈등은 소송전으로 번졌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 갈등을 겪으며 소송에 들어가 2차변론을 앞두고 있고, 페이스북과 방통위는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방통위는 접속경로 변경으로 이용자 피해를 일으킨 페이스북에 과징금을 부과했고, 이에 불복한 페이스북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페이스북이 승소했다. 소위 ‘넷플릭스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10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라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해외CP도 이용자 보호를 위해 망 안정성을 갖추고 국내 대리인을 지정해야 한다.

고꾸라지던 알뜰폰은 아이폰12발 자급제 활성화 덕을 톡톡히 봤다. 애플 전략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 출시와 함께 자급제 수요가 늘면서 알뜰폰이 반사이익을 누렸다. 지난달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은 3만건을 넘으며 올해 최대치를 경신하는 기함을 토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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