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네이버 부사장 출신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넷플릭스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저격했다. 해외사업자 감시‧감독이 어려운 만큼,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CP) 부담만 늘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기영 장관은 해외CP와 문제 발생 때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며 반박했다.
윤영찬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결과적으로 국내 부가통신사업자에게만 망 사용 안정성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고 비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오는 9일부터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 시행령에는 부가통신사업자 서비스 안정성 확보 등을 위한 조치가 담겨있다. 적용 대상은 일평균 이용자 수와 트래픽 양이 각각 100만명 이상이면서 국내 총 트래픽 양의 1%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다.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5개 사업자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역차별 해소 취지에서 부가통신사업자에 의무 부여했는데, 해외사업자에는 이행과정에 대한 감시‧감독 어렵다. 국내사업자에 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의무를 넘기게 될 것“이라며 ”망을 사용해 서비스 제공하는 게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기영 장관은 ”시행령이 나온 이유는 ISP 문제가 아니라 넷플릭스나 페이스북 때문“이라며 ”과거 일 보면 국내 사업자에는 큰 문제 없다. 해외 사업자와 문제 발생 때 국내 대리인 통해 해소하도록 조치 취하는 데 도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페이스북이 망사용료 협상 중 임의로 접속경로를 우회해 이용자 피해를 야기한 바 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페이스북에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이에 불복한 페이스북이 행정소송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현행 법령상 CP는 네트워크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 보장해야 할 의무 등을 부담하지 않는다며 페이스북 1심 승소 판결을 내렸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한국에 망 사용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소송도 제기했다.
이에 국회와 업계는 이용자 보호와 함께 글로벌CP 망 무임승차 방지 등을 막기 위한 법안 필요성을 줄곧 제기해 왔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글로벌CP 망 안정성 유지 및 국내 대리인 지정 등의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이유다. 최소한, 글로벌CP가 망 품질을 볼모로 삼는 일은 막을 수 있는 법적 수단을 강구하자는 목적이다.
한편, 이날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는 이번 시행령 기준이 모호하고 CP에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는 만큼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인기협에는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해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가 회원사로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