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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과연 '김영란법' 효과일까?…BC카드 빅데이터분석 보니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과연 음식점 매출 하락에 직격탄이 됐을까.

BC카드(대표 서준희)가 4일, 흥미로운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회사측은 BC카드로 개설된 법인및 개인카드 사용 빅데이터 분석자료를 이용해 법인카드로 밥값 및 술값을 결제한 금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접대가 줄어들고 더치페이가 늘어나는 등 김영란법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BC카드측의 분석이다.

하지만 회사측이 제시한 데이터를 자세히 살펴 보면 선뜻 이에 동의하기 힘든 부분도 눈에 띤다. 아직은 김영란법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먼저, BC카드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직후 수,목요일(9/28~29)과 4주 전 같은 요일(8/31~9/1)간 ‘법인카드 이용액’ 비교 결과, 요식업종은 8.9%, 주점업종은 9.2% 감소했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의 요식업종은 접대가 가능한 음식점인 한정식집, 중국음식점, 일식횟집, 서양음식점, 갈비전문점, 일반 한식 가맹점이다.

왜 하필 4주전 데이터(사용금액)과 비교했는지 회사측은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눈에 띄는 것은 같은기간 개인카드 사용금액도 동시에 3.4% 감소했다는 점이다. 김영란법이 법인카드만 아니라 개인카드 사용금액까지 위축시켰다.

또한 BC카드에 따르면, 주점업종의 경우도 법인카드 사용금액은 김영란법 시행이후 9.2% 감소했다. 그런데 역시 개인카드도 동일하게 9.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점의 경우 법인, 개인카드 모두 사용금액이 동일하게 줄었는데 이는 법인카드와 개인카드간의 사용율이 상충관계에 있다는 상식을 대입하면 직접적으로 김영란법의 효과를 설명하기 힘들다.

세부적으로 보면, BC카드측은 한정식집 내 ‘법인카드 이용액’은 김영란법 시행 4주 전보다 17.9%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중국음식점에서도 15.6% 감소해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또 법 시행 한 주전과 비교해 봐도 한정식집 내 ‘법인카드 이용액’은 0.1%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름 휴가철 등을 고려해, 한정식집 카드사용 금액의 계절적 이유 등 다른 변수가 작용됐는지를 파악하려면 오히려 4주전 데이터가 아니라 1년전 같은 기간의 데이터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법 시행 일주일 전후를 비교했을 때 법인카드 이용액은 0.1%의 미미한 감소율을 기록했는데, 이 수치는 통계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한편 BC카드측은 김영란법 시행이후, 4주전과 비교해 ‘법인카드 이용건수’ 역시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법 시행 직후 수,목요일(9/28~29)과 4주전 같은 기간(8/31~9/1) 비교 시 요식업종은 1.7% 감소, 주점업종은 6.1% 감소폭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표를 들여다보면, 개인카드 이용건수는 같은기간 법인카드 이용건수 보다 오히려 더 크게 줄어들었다. 개인카드 이용건수는 요식업종에서 4주전과 비교해 2.4% 감소했고, 주점에서 6.4%나 감소했다.

물론 분석 기간을 김영란법의 시행 일주일전과 비교했을 때 ‘개인카드 이용건수’는 요식업종(0.3%), 주점업종(2.1%)에서 모두 늘어났다.

하지만 법인카드도 요식업에서 0.8% 정도로 미미하게 사용건수가 줄어들었을 뿐 주점업종에선 법인카드 사용율이 오히려 2%로 늘었다.

즉 1주일전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법인과 개인카드 사용건수를 비교하더라도 김영란법의 시행에 따른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어 보인다.

한편 BC카드측은 법인카드 결제 1 건당 평균 이용금액의 경우, 4주전과 비교해 요식업종은 7.3%, 주점은 3.3% 각각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BC카드측은 "법인카드로 1회 결제할 때마다 지불하는 밥값 혹은 술값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금액 상한선을 제시하는 김영란법 효과가 일정 부분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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