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그룹이 2016년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대표<사진 왼쪽> 윤부근 대표<사진 가운데> 신종균 대표<사진 오른쪽> 3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대신 윤 대표와 신 대표가 각각 겸직했던 생활가전사업부와 무선사업부 수장을 교체하는 방법으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의료기기사업부는 사장급 수장을 맞아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도약을 노린다. 큰 틀은 유지했지만 경영진 세대교체를 예고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셈이다.
1일 삼성은 2016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총 15명 규모다.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이동 및 위촉업무 변경 8명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승진 3명 ▲이동 및 위촉업무 변경 4명 등 7명을 차지했다.
관심을 모았던 권오현 대표와 윤부근 대표, 신종균 대표의 거취는 바뀐 것이 없다. 대신 권 대표는 종합기술원장 겸직을 풀었다. 윤부근 대표와 신종균 대표도 겸직했던 사업부장에서 물러났다. 윤 대표는 소비자가전(CE)부문장 신 대표는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부문장으로 중장기 전략 구상과 새 성장 동력 찾기에 전념할 방침이다.
권 대표가 겸직했던 종합기술원장은 정칠희 종합기술원 부원장이 사장 승진과 함께 원장으로 선임됐다. 반도체 개발자 외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차기 DS부문 경영진 중 하나로 정 신임 사장이 합류했다.
윤 대표가 담당해 온 생활가전사업부 수장은 이번에 공개하지 않았다. 즉 다시 부사장 이하급 조직으로 떨어진 셈이다. 생활가전이 큰 이익을 보지는 못했지만 성장세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의외다. 사물인터넷(IoT) 시대 TV와 스마트폰 중심 세트 사업 재편을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신 대표가 맡았던 무선사업부장은 고동진 무선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주도권을 잡았다. 고 신임 무선사업부장은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의 주역이다. 신임 고 사장의 어깨는 무겁다.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은 세계 1위지만 수익성과 판매량 모두 예전만 못하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또 전동수 삼성SDS 대표가 CE부문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으로 돌아왔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디지털영상음향기기(AV)사업부장과 메모리사업부장을 거쳐 2014년 삼성SDS 대표로 선임됐다. 전 사장이 의료기기사업부장에 뽑힌 것은 의료기기를 삼성전자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대내외에 확실히 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삼성은 “세트 부문 주력 사업부 리더를 교체해 제2도약을 위한 조직 분위기 일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윤 대표와 신 대표에겐 위기감을 차기 후보군에겐 두각을 나타낼 기회를 준 셈이다. 권 대표의 DS부문도 마찬가지다. 오는 4일 실시할 부사장 이하 2016년 정기임원인사와 이후 조직개편까지 지켜봐야겠지만 3인 대표 체제는 2016년이 마지막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표와 신 대표 중 누가 부회장으로 승진할지와 차기 DS부문장은 누구인지 등이 2016년 관전포인트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진은 없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투병이 길어지고 있지만 조직 안정을 우선한 결과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오너 일가 승진은 경영권 강화 효과가 있지만 자칫 기업 이미지 악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