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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DB 도약하나…공공·금융넘어 해외시장 공략도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오라클 등 외산 제품의 점유율이 90%에 달하는 국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에서 국산 제품 도입이 점차 확산되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국산 SW 장려 정책에 따라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국산 DB를 도입하는 사례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업체 스스로도 해외 시장에 무게를 두고 시장 확대에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다. 현재 국내 DB 시장은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인 것으로 파악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티맥스소프트와 큐브리드, 선재소프트, 인피니플럭스 등 국내 DB 기업들을 중심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기업이 티맥스소프트다. 티맥스의 DB 제품인 티베로는 최근 국내 공공기관에 도입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티맥스는 최근 우정사업본부와 K-워터(구 수자원공사), 한국전력 등에 자사 제품을 공급했다. 특히 이는 기존 오라클로 구축돼 있던 DBMS를 대체한 사례로 의미가 깊다는 설명이다.

◆공공기관 중심으로 국산 DBMS 도입 확대=이밖에도 티베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항공 핵심 SW인 운항정보표출시스템(FIDS) 개발을 비롯한 수서발 고속철도(KTX) 정보시스템, 금융감독원의 통합연금포털 구축사업, 육·해·공군의 군 지휘통제시스템(C4I)을 실시간으로 통합·관리하는 방위사업청 전쟁관리시스템(KJCCS) 성능개량 사업 등 국방 분야에도 도입됐다.

이를 통해 티맥스는 중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올초 티맥스는 중국 1위 서버 기업인 ‘인스퍼’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국 시장에 ‘티베로’를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오라클을 제치고 말레이시아 노동부(MoHR) 사업도 수주했다. 9월 중으로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도 티베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티맥스 측은 “외산 제품 대비 60%의 도입 비용과 5년 간 47%를 절감할 수 있는 유지보수 비용 절감 효과 등을 통해 고객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소스 DBMS인 큐브리드 역시 행정자치부 정부통합전산센터와 국방통합정보관리소 등의 클라우드 인프라 표준 DBMS로 채택되는 등 공공분야에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 2008년 오픈소스 DBMS로 전환된 큐브리드는 SW는 무료로 제공되는 대신 기술지원서비스는 유료(연간 구독 방식)로 진행된다. 현재까지 국내 약 20만건, 해외 7만건 이상의 제품 다운로드가 발생했으며, 지속적인 제품 업데이트를 통해 9.3 버전이 최신이다.

특히 44개의 정부부처 IT시스템을 관리하는 정부통합센터가 정부 전용 클라우드 플랫폼인 G클라우드를 확대하면서 큐브리드 DBMS로의 전환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100개 업무시스템의 DB가 큐브리드로 전환했으며, 올해까지 30개 업무시스템을 추가로 전환할 계획이다. 즉 정부부처 1300개 업무시스템의 10% 가량이 큐브리드 DB에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큐브리드 정병주 대표는 “특정 벤더의 종속성을 탈피하기 위한 사용자 인식 변화와 클라우드, 빅데이터 시장 활성화에 따라 오픈소스 DBMS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해외 시장의 경우 다운로드 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화된 DBMS 개발에 집중…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 강화=알티베이스 대표 출신의 김기완 대표가 설립한 선재소프트 역시 최근 IT시스템성능관리솔루션 업체인 엑셈의 투자를 받는 등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선재소프트가 개발한 인메모리 DBMS ‘선DB’는 현재 한국거래소(KRX)와 코스콤, 삼성증권 등 증권업계의 차세대 시스템에 채택되며 빠른 처리 성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KRX가 오픈한 차세대 시장거래시스템인 엑스추어플러스의 DB에는 데이터 처리와 메시징 등 선재소프트의 요소 기술이 공급됐다.

김기완 선재소프트 대표는 “일반적인 DB 시장보다는 고성능, 고속처리 등 특화된 목적을 갖고 있는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금융권 이외에 빅데이터 처리 등 빠른 성능이 필요한 분야로 제품 공급을 확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특히 중국에서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기존 인메모리DB 제품 이외에도 선재소프트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 중인 글로벌 창조 소프트웨어(GCS)에 선정돼 ‘1000코어 이상 스케일 아웃 가능한 클러스터 DB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이는 수십 페타바이트(PB)에 이르는 대용량 데이터의 실시간 저장 및 처리를 가능케 하는 대용량 병렬 처리(MPP)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클러스터 DBMS다.

선재소프트는 이를 올해 중으로 출시할 계획으로, 향후 2년 간 정부로부터 30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아 제품 고도화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최근 20억원의 지분을 투자한 엑셈과 엑셈의 자회사인 신시웨이 등 3사가 힘을 합쳐 보안DB나 IoT 처리를 위한 대용량 고속처리 기능 등을 개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현재는 다소 주춤하지만 국내 인메모리 DB의 선도 기업인 알티베이스를 비롯해 역시 알티베이스 출신이 설립한 인피니플럭스, 대전 지역의 DB 기업인 리얼타임테크 등도 특화된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피니플럭스의 경우, 알티베이스에서 연구소장 및 CEO를 역임했던 김성진 대표가 설립한 기업으로, 다양한 기기에서 생성되는 시계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저장하고 분석하는데 특화된 DBMS를 출시했다. 현재 보안기업인 시큐아이와 ETRI의 사이버 블랙박스 프로젝트 등 다양한 분야에 도입돼 있다. 리얼타임테크도 자사의 인메모리DB인 ‘카이로스’를 통해 통계청과 현대엠엔소프트 등 국내기관 및 기업은 물론 일본 등 해외 시장도 꾸준히 공략하고 있다.

한 DB업계 관계자는 “국내 DB 시장 5000억원 가운데, 사실상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 10%가 채 안 된다”며 “결국 특화된 제품을 통해 해외 시장으로 나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성장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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