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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화웨이’로…中 화웨이 캠퍼스

- 상암 월드컵경기장 10개 규모…2018년 매출 700억달러 목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200만평방미터.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10개와 맞먹는 규모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조성해 현재 4만명 이상의 사람이 일을 하고 있는 곳.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다. 이곳에는 업무용 빌딩뿐 아니라 병원 상가 수영장 등 공원과 편의시설, 직원 및 방문객 숙소 등 각종 부대시설이 모여 있다. 심지어 임직원 교육을 위한 대학도 있다.

건물과 건물을 왕복하려면 셔틀버스를 타야하고 주변은 모두 공원이다. 검은 백조가 노니는 호수까지 있다. 창업자 런정페이 최고경영자(CEO)의 집무실은 호수 옆에 자리를 잡았다. 화웨이는 런 CEO와 3명의 부회장이 6개월씩 돌아가며 경영을 하는 순환 CEO제를 실시하고 있다. 지분은 종업원과 공유한다. 2012년 기준 런 창립자 지분율은 1.18%. 나머지는 전현직 화웨이 임직원이 갖고 있다. 월급쟁이의 천국이다.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인재가 몰려드는 것도 당연하다.

유선 네트워크 장비로 시작한 화웨이의 사업 영역은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를 넘어 ▲서버 ▲가상화 ▲사물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폰까지 넓어졌다.

화웨이의 작년 매출은 388억달러. 2018년까지 700억달러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은 매출의 70%가 네트워크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엔터프라이즈 사업과 컨슈머 사업이 성장하면 무리한 목표가 아니라는 것이 화웨이의 설명이다. 화웨이의 강점은 네트워크 장비와 칩셋 그리고 단말기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다. 삼성전자와 유사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1650만대다. 5.1% 점유율로 전 세계 5위를 차지했다. 3위 샤오미와 차이는 150만대에 불과하다. 샤오미 LG전자 화웨이 ZTE는 현재 스마트폰 3위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 중이다. 이들과 견줘 화웨이의 강점은 삼성전자처럼 수직계열화다. 화웨이 장비가 들어가면 칩셋과 기기도 채용할 수 있는 여지가 는다. 반대도 기대할 수 있다.

화웨이가 큰돈이 되기 어렵고 체면을 구길 확률이 높은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것은 그래서다. 한국은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을 이끌고 있는 국가다. LG유플러스 광대역LTE 구축엔 화웨이가 참여했다. 중국 밖에서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화웨이에겐 최적의 장소다. 화웨이 LTE 장비와 화웨이 칩셋을 쓴 화웨이 스마트폰을 실험할 수 있는 곳도 한국뿐이다.

올리버 우 화웨이 디바이스 동아시아지역 총괄도 “화웨이는 기기 사업만을 보고 있지 않다. 중요한 부분은 네트워크 사업이다. 한국 시장에서 가장 우선하고 있는 것은 생존이다”라며 한국은 화웨이 스마트폰 공급처 중 하나라는 점만으로 화웨이의 전 세계 전략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화웨이는 LTE 이후 도래할 5세대(5G) 이동통신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R&D)도 신경을 쓰고 있다. 화웨이 전체 직원 15만명 중 7만명이 R&D 인력이다. 화웨이는 한국에도 R&D센터를 만들 예정이다. 다른 중국 기업과 달리 특허에도 상당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화웨이 캠퍼스 기술전시관 입구에서 관람객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은 화웨이 특허가 가득한 ‘특허의 벽’이다. 중국은 더 이상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패스트팔로어)’가 아니다.

<선전(중국)=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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