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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누적·중국공장 지연·공정위 과징금…LG디스플레이 ‘사면초가’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디스플레이가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TV 수요 침체로 LCD 패널 가격이 급락,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데다 내년까지도 적자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LCD 공장 착공 연기로 중국 정부와 갈등을 빚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여기에 애플의 구매선 다변화 전략, OLED 등 차세대 사업 준비 부재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적자 터널=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이후 1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적자가 1조1700억원에 달한다. 골드만삭스는 LG디스플레이가 내년 2분기까지 적자, 내년 연간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근본적인 이유는 TV 수요 약세, LCD 패널 가격의 급락 탓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10월말 40~42인치 풀HD TV용 LCD 패널 가격은 206달러로 지난해 1월 대비 40%나 빠졌다.

시황 악화는 8세대 증설에 적극적이었던 LG디스플레이의 발목을 잡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번째 8세대 라인인 P8-3을 신규 증설했다. 중국 광저우 8세대 LCD 공장의 인허가가 늦어지자 올해 초에는 파주 P9 8세대 공장 투자 결정도 내렸다.

그러나 패널 가격이 원가 이하로 추락하면서 가동률을 70%대까지 축소하니 이러한 투자 결정은 결과적으로 손실이 돼 돌아왔다.

파주 P9 8세대 투자를 결정한 뒤 시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LG디스플레이는 중국 LCD 공장 착공을 미루면서 중국 정부와 갈등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에 공장을 착공하더라도 LCD 생산 확대 전략을 지양하고 국내 장비 일부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기존 공장의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LCD 시황 악화, 예측 실패에 따른 투자 실기는 자금 흐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7월말 440억원 흑자였던 LG디스플레이의 잉여현금흐름은 3분기 기준 147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투자로 지출되는 현금을 뺀 수치.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LG디스플레이는 올해만 총 1조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 자금을 조달했다. LG 그룹 내에서도 LG디스플레이는 올해 가장 많은 회사채를 찍어냈다.


◆중소형 점유율도 감소할 전망=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판매량 확대로 중소형 LCD는 시황 악화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의 주요 고객인 애플이 구매선 다변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향후 부정적인 시장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지난해 8월 아이패드3용 LCD를 공급받기 위해 일본 샤프에 10억달러를 선투자, 8세대 대형 라인을 중소형 라인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도시바에 12억달러를 선투자해 아이폰4S용 고해상도 LCD 생산을 요청했다. 업계에선 도시바의 해당 라인이 현재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10인치 이하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3분기 6%의 점유율에 그쳤다. 1위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17%)와의 격차는 10% 포인트 이상이다. 애플이 공급선 다변화 전략을 본격화할 경우 6%의 시장점유율을 지키기도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차세대’가 없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모바일 OLED 사업 포기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께 플렉서블 AMOLED를 채택해 휘어지는 휴대폰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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