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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인수' 여전히 안갯속 우리금융… 금융위에 기대를 거는 이유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 재무건전성 개선… 경영실태등급 3등급 받더라도 보완조치 기대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동양·ABL생명 인수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임 회장이 연루된 부당대출 건으로 당국이 우리금융에 대한 제재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3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등 호실적을 거뒀지만 여전히 은행의 실적 기여도가 압도적으로 높아 보험, 증권 등 비은행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작년 우리금융은 3조86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으며, 전체 순이익 중에서 우리은행(3조364억원)의 비중이 98.4%에 달한다. 우리은행의 실적이 흔들리면 우리금융도 곧바로 타격을 입는 구조다.

다만 금융계 일각에선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개선되는 등 재무 건전성이 좋아진 점을 고려해, 금융당국이 조건을 달아 인수를 승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4일 금융감독원이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 결과 브리핑'을 발표하면서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제재할 것을 시사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에서만 검사 결과 총 2334억(101건) 규모의 부당대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체 은행권 부당대출 3875억원 중 약 60.2%에 해당하는 셈이다. 게다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연루된 부당대출은 그간 알려진 350억원이 아닌 730억원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또 금감원은 작년 우리금융이 보험사를 인수하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 내규에 따르면 M&A를 추진할 시 이사회 내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당시 브리핑에서 "회사별 취약점에 대해서는 향후 재점검 등을 통해 개선실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법규위반 사항은 그 책임에 맞게 엄중 제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우리금융이 제재를 받게되면 동양·ABL생명 인수가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점이다.

늦어도 오는 3월 말 금감원 정기검사 결과가 발표되는데 이때 경영실태평가 결과 또한 도출된다. 금융위원회로부터 보험사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 받으려면 경영실태평가는 최소 2등급은 받아야 한다.

게다가 우리금융은 작년 8월 두 보험사의 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과 1조5493억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인수가액의 10%인 1550억원을 계약금으로 설정했다. 만약, 당국에 가로 막혀 M&A가 최종 불발된다면 계약금을 허공으로 날리게 된다.

한편으로는 보험사 M&A(인수합병) 성사의 최종 열쇠는 금감원이 아닌 금융위에 달려있다는 분석 또한 존재한다. 실질적인 경영실태평가 심사는 금감원이 진행하지만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는 금융위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감원이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한다 한들 보험사 인수가 불가능하진 않다"며 "조건을 내걸어 승인해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 10조는 "등급 또는 기준 등에 미달하는 경우에도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될 시 금융위가 인정하는 경우에는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금감원이 제재를 하더라도 금융위가 조건부로 보험사 인수 승인을 결의할 수도 있는 구조다.

실제로 비슷한 전례도 존재한다.

2014년 KB금융은 조직 내분 사태와 정보유출 사태에 휘말려 금감원으로부터 기관경고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금융위는 내분 사태와 관련된 사외이사들의 전원사퇴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KB금융이 자구책을 마련하면서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같은 '조건부 승인'에 대비하고자 우리금융도 재무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며 화답하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은 작년 4분기 보통자주본비율(CET1)은 12.08%로 지난 3분기 11.95%와 비교해 0.13%포인트(p) 올랐다. 전 분기 대비 CET1 비율이 오른 건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금감원 발표 내용을 겸허하게 수용하며 지적사항을 이른 시일 내에 개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재무 건전성에 관해선 올해를 자본비율 개선의 원년으로 삼아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보험사를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했으므로 이로 인해 CET1 비율이 후퇴되진 않을 것"이라며 "경영실태평가 결과나 인수 성공 여부는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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