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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정진완 號', 기업금융↑·부실여신↓…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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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강화'와 '부실여신 감축'이라는 두 목표를 향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서고 있다.

전임 회장의 친인척 부정대출 사건의 여파로 조병규 행장이 퇴진하면서 '영업통'으로 평가받는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올해 취임했지만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란 기존 목표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다만 기업금융 전략을 강화하되 부실여신 또한 과감하게 축소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과연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지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업 강화는 그만큼 부실 위험을 감내해야하기때문에 결코 쉽지않은 목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수출입기업을 대상으로 총 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경영안정 특별지원' 명목으로 회사당 최대 5억원까지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중소기업 특화 채널인 '비즈프라임 센터'를 현행 10곳에서 점차 늘려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작년에만 전국에 7곳의 센터를 개소한바 있다.

우리은행이 기업금융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은행의 핵심 이익원인 가계대출을 늘리는 데 역시 한계가 있어서다. 실제로 작년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34조135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말보다 무려 6.03%(41조7256억원) 급증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줄곧 은행들에게 가계대출을 늘리지 말 것을 압박해왔다. 우리은행을 포함한 시중은행들이 작년 연달아 금리를 인상하고 대출 조건을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은행은 기업금융을 강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무리하게 수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자칫 연체율 증가 등 자산 건전성이 후퇴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3분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우리은행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3.3%를 기록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크게 낮은 수치이며 당국의 권고치인 13%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그룹 관계자는 "기업대출은 위험가중자산(RWA)로 분류되는데 이를 급격하게 늘리다간 자산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모기업인 우리금융지주가 추진하는 밸류업 정책이나 생보사 인수에 차질이 생길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외부 거시경제 환경도 여전히 조심스럽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으로 RWA 확대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와관련 우리은행은 우량 여신을 적극 유치하고 비우량 여신을 줄이는 '자산 리밸런싱'을 추진 중이다. 역마진을 겪는 차주에 대해선 먼저 금리를 높인다. 그래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을 시 은행 측이 먼저 선별적으로 감축에 나서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부실여신을 성공적으로 감축할 시 핵심성과지표(KPI)에 있어 기존보다 배점을 10점 높게 부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같은 리밸런싱을 통해 올해 최대 8조원 가량의 부실여신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향한 목표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 건전성이 후퇴하지 않도록 자산 리밸런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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